홍영수 시

사물놀이

홍영수 시인(jisrak) 2023. 4. 7. 13:47

흥이 흥을 타고 소리가 소리를 타고

긴박하다 늘어지고 늘어지다 긴박해지는

가락의 멋, 소리의 맛.

사물(四物)은 우주 안에 우주는 가락의 품에

음이 조이면 양이 풀고 양이 풀면 음이 조이면서

땅의 색으로 하늘의 빛깔로

어우러져 진동하는 백의(白衣)의 장단.

흐르고 흐르다 넓어지다 깊어지고

구르다 합쳐지고 합쳐졌다 다시 구르면서

혼이 혼에 실려 한 울림으로 감기며

삶의 음표와 하늘의 음표가 만난

공명의 화음.

지 잉 징징 바람 소리에

부 욱 북북 구름이 몰려오고

깨 갱 깽깽 천둥소리에

자 아 장장 비가 내리면서

네 가락은 한마음으로 대동(大同)한다.

허공이 숨긴 뮤즈를 데려와

사물로 풀어내는

저 늠연한

신명의 혼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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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수

시인. 문학평론가

7회 보령해변시인학교 금상 수상

7회 매일신문 시니어 문학상 수상

3회 코스미안상 대상(칼럼)

1회 황토현 문학상 수상

5회 순암 안정복 문학상 수상

6회 아산문학상 금상 수상

시집 흔적의 꽃, 시산맥사, 2017.

이메일 jisr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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