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수 시

망월동 묘역에서 / 홍영수

홍영수 시인(jisrak) 2023. 5. 14. 11:14

이곳에 와서는 사무치는 가슴 없이

걸음을 뗄 수 없고 눈동자 굴릴 수 없습니다.

우러러봄과 경건한 마음으로

5월의 함성을 들을 수 있는 곳

혈관에 흐르는 열정과 충정은

자유와 민주의 두 글자가 되어

나의 심장을 후비며 영혼을 채찍질합니다.

5.18 민주화의 역사를 온몸에 안고

적멸의 끝에 생을 옮겨 놓은

돌올한 오월의 넋과 주검 앞에

열사의 정신 한 올 한 올 주워 모아

구새 먹은 제 얼혼을 채우려 합니다.

한 줌 땅보탬이 된 열사의 가르침은

돌아서는 발걸음에 화두로 박히며

귓전에 맥놀이 되어 우렁우렁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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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수

시인. 문학평론가

7회 보령해변시인학교 금상 수상

7회 매일신문 시니어 문학상 수상

3회 코스미안상 대상(칼럼)

1회 황토현 문학상 수상

5회 순암 안정복 문학상 수상

6회 아산문학상 금상 수상

6회 최충 문학상 수상

시집 흔적의 꽃, 시산맥사, 2017.

이메일 jisr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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