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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 바스락거림이 적막한 귓전에 들린다.
설움과 보고픔에 지친 나에게
아스라이 보일 듯 말 듯 오신 어머니
나는 느낍니다.
방황의 마음을 다잡아 주신 침묵의 언어를
사루어 더더욱 따스한 손가락 마디마디의 정을
나의 심장에 찍힌 발자국의 의미를.
고울 사 고운 치맛자락 다소 곳 여미고
굽은 등 더욱 굽으시며
말 잊은 듯 정지문을 여신 무표정의 어머니
나는 마십니다.
첫새벽 장독대에 올린 기도의 정화수를
여명의 햇귀로 씻는 쌀뜨물을
가마솥 부뚜막에 흘러내린 뜨거운 밥물을.
어둠 속에서도 빛난 눈빛으로
순간의 나를 깨우고
일순간 흔적을 감추신 어머니
나는 기다립니다.
그리움이 곪아 터져 사모의 꽃을 피우는 순간을
나의 꿈이 어머니의 눈망울에 맺혀 빛나는 시간을
살아감이 당신 속에 있고 당신으로 넘치는 나의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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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수
시인. 문학평론가
제7회 보령해변시인학교 금상 수상
제7회 매일신문 시니어 문학상 수상
제3회 코스미안상 대상(칼럼)
제1회 황토현 문학상 수상
제5회 순암 안정복 문학상 수상
제6회 아산문학상 금상 수상
제6회 최충 문학상 수상
시집 『흔적의 꽃』, 시산맥사, 2017.
이메일 jisr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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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천경자 화백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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