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외롭다
늘 푸른 동해 땅끝에 우뚝 서서
해돋이 해넘이를 함께 하며
어부와 새들을 위한 홀로 선 등대이기에
난 슬프다
거친 풍랑과 귀때기를 때리는 바람을 안고
억수 세월 뜬눈으로
저 먼 백두대간 바라기를 하기에
난 아프다
일렁이는 큰 파도 같은 거짓 입술과
거센 바람의 억지스러운 몸짓 언어로
정절의 두 발로 서 있는 나를 괴롭히기에
난 괜찮다
수많은 세월, 터럭만큼의 몸도 허락하지 않았고
여태껏 티끌만큼의 눈 한 번 팔지 않는 지조로
존재의 꿈을 꾸었기에, 침묵 속 침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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