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수 시

갈대밭/홍영수

홍영수 시인(jisrak) 2022. 11. 27. 15:06

 

저 하이얀 웃음들

비워서 가벼운 것들의 하늘거림

갈바람 줄을 켜면

생각은 마음 따라 일어나고

바람 따라 달려가

신명 나는 또래들의 티 없이 넉넉한

싱싱한 놀이판을 보라.

 

수렁 이랑에 푸른 몸 올올 세우고

파도 소리와 바람결에 흔들리고 일렁이는

은빛 조각들의 어울림

미틈달 어슬녘, 활짝 핀 같대 꽃밭에

노을이 슬며시 둥지를 틀고

지친 철새들이 깃을 내릴 때

잠시 호흡을 고른 갯벌의 게들

얼마나 아름다운 빈 가슴들의 너나들인가.

 

파도의 들숨 날숨에 소금기 머금은

가냘픈 몸짓

오가는 이 눈길 담으려 하지 않는

외딴 바닷가

간들바람에 새살거리는 가녀린 잎들

텅 빈 관절 마디로 공명하는 한 울림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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