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수 시

변신을 꿈꾸다

홍영수 시인(jisrak) 2023. 2. 25. 14:45

길을 걷다가

하늘대는 가로수의 나뭇잎 끝자락에

쉰 살, 초점 잃은 눈동자가 가녀리게 흔들린다.

길 위를 걷는 나와

내 안의 길을 걷는 내가

지난 시간과 지금 시간을 가로지르며

의식 없는 다양체의 세계에 섞인다.

 

찻집에 들어선다.

내 안의 차가 찻잔에 담긴다.

창가에 비친 젊은 연인들의 모습을 보며

찻잔에 담긴 기억의 차를 마실 때

지나간 시간 속 여행길의 옛사랑이

차향에 젖는다.

 

카페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는데

엿보는 햇살이 얼굴을 쓰다듬는다.

다양한 나, 그러나 무의식의 내가 되어

존재의 변신을 꿈꾼다.

아직은 싱싱한 심장 소리를 듣는

지천명,

정숙한 여인의 삶은 여전히 시끌벅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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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수

시인. 문학평론가

7회 보령해변시인학교 금상 수상

7회 매일신문 시니어 문학상 수상

3회 코스미안상 대상(칼럼)

1회 황토현 문학상 수상

5회 순암 안정복 문학상 수상

6회 아산문학상 금상 수상

시집 흔적의 꽃, 시산맥사, 2017.

이메일 jisra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