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처럼 불룩 내민 배 중심축의 배꼽에서 부챗살처럼 펼쳐지는 실핏줄 같은 흔적들이 고고呱呱의 울림을 기억하고 있다. 사이사이 갈라진 실금은 잉태의 시점으로 향하고 양수의 물기를 머금은 뱃살이 살꽃으로 피어날 때 튼 살결은 꽃잎이 된다. 긴장감 잃은 아랫배가 품었던 열 달을 비우니 출렁이는 뱃살엔 꽃이 피고 한생의 시작을 머금은 흔적의 살갗엔 생명이 남기고 간 자국들이 송이송이 피어 있다. ------------------- 홍영수 시인. 문학평론가 제7회 보령해변시인학교 금상 수상 제7회 매일신문 시니어 문학상 수상 제3회 코스미안상 대상(칼럼) 제1회 황토현 문학상 수상 제5회 순암 안정복 문학상 수상 제6회 아산문학상 금상 수상 시집 『흔적의 꽃』, 시산맥사, 2017. 이메일 jisrak@han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