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무에 자오록이 덮인, 첨찰산그리메에 포근히 안기어묵향으로 피어난 남화의 탯자리배롱나무 우듬지에 맺힌묵신(墨神)의 얼은연못 물비늘에 나울나울하고발묵한 연잎 위에진도아리랑 가락이 번져갈 때갈필의 붓끝은 비수처럼 번듯번듯하다. 대를 이어온 화풍의 맥은구름 숲속에 맥맥이 흐르고동다송을 꼴마리에 차고 온 초의와세한도를 허리춤에 동여맨 추사의 혼이아슴찮게 들명날명 하는 운림각이곳에 들어서면비운 가슴은 화선지가 되고한 올의 머리카락은 붓이 된다. 먹 가는 소리가사천리 바람살에 뒤울리며진도의 뼛속에 골수로 맺힐 때남종화는 회화의 주옥편이 된다.-------------------------------프로필 홍영수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제7회 매일신문 시니어 문학상 제3회 코스미안상 대상(칼럼)제4회 한탄강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