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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배미의 논이 된 아버지 / 홍영수

벼 이삭들이 나울나울한 굼깊은 다랑이논.논바닥에 엎드린 우렁이처럼 낮은 자세로 논배미의 논이 되어생의 퇴적층을 경작지에 쌓아 올린 아버지장딴지 근육의 피돌기로 알알은 여물어간다.헤살부린 가뭄과 태풍이 삽자루 손잡이에 절망으로 잡힐 때도먹구름이 머금은 습기에 농심을 적시고건들바람에 수심(愁心)을 날려 보내면서메뚜기 겹 눈망울에 아롱지며 절정의 몸피로 서 있는 벼 이삭을 바라본다. 농주 한 잔의 텁텁한 우정에 눈치 빠른 허수아비가 옷깃 휘날리면놀란 참새 떼들 미처 앉지 못하고 날갯짓에 낟알 몇 개 떨어질 때하늬바람에 실려 온 시월의 안부가 굽은 논두렁의 등뼈에 인사 한다.햇볕의 무게에 이삭이 고개를 숙이면농부는 가벼운 마음으로 볏단을 올려다보고모처럼 웃는 입가에 나락 몇 섬 걸릴 때누런 가을 몇 마지기가쿡쿡..

홍영수 시 15:15:13

미래 사진점 - 정봉학

https://koreaartnews.com/category/2435 문학/출판/인문 | 코리아아트뉴스K_ART 인터넷 포털신문 : 문학,미술,음악,문화 등 종합 예술 신문koreaartnews.com - 제19회 부천신인문학상 당선작(수필) 미래 사진점 - 정봉학 이미지/홍영수 어떻게 거기에 이르렀는지 모른다. 정처 없이 걷고 방황하다 보니 허름한 골목길 모퉁이에 다다랐다.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만한 비스듬한 좁은 길에는 인적이 없고 뒤로는 낮은 야산 준령이 발끝을 오므리고 있었다. 거기에 빛바랜 간판이 있었는데 '미래 사진점'이었다. 나는 다소 신기하고 호기심이 생기 기도 했지만, 그 가게의 마술 같은 힘에 끌려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 보니 안쪽 정면 끝으로 조그마한 스튜디오..

독서의 노를 저어요

바다의 표면은 얕은 호흡으로 잔잔해요.내면의 수심엔 깨어나지 못한 의식이 고요하고요.활자를 실은 낯선 배가 다가와어제와 다른 풍랑의 그물을 가슴팍에 던져요.언어의 작살은그물망 속 어둠과 무지의 심장을 꿰뚫고요.단어의 삿대는 파도를 떼미는 상징이 되어얄따란 생각의 조직망을 밧줄로 얽혀줘요.문장의 뉘누리에 휩쓸린 넋 잃은 생각과 행간의 의미는 물머리를 헤쳐가며 항해하고요.마룻줄에 매달린 글자의 닻을 내리면 사유의 파편들이 해저를 자맥질하다 떠올라요.지적 갈망이 이물과 고물에 해일처럼 밀려올 때는망망대해로 독서의 노를 저어가요.돛을 높이 올리고 해적선의 수부가 되어 활자의 그물에 걸린 사유의 보물들을 노략질하고요.저자와 독자의 두 물굽이에서는설익은 항해일지에 밑줄 그으며난반사로 비추는 물음표의 빛살을 잡아당겨..

홍영수 시 2026.09.29

흔적의 꽃 / 홍영수

https://koreaartnews.com/post/LuEzGwMM [홍영수의 세상보기 : 시] 흔적의 꽃 / 홍영수 | 코리아아트뉴스흔적의 꽃 / 홍영수 장독처럼 불룩 내민 배중심축의 배꼽에서부챗살처럼 펼쳐지는실핏줄 같은 흔적들이고고呱呱의 울림을 기억하고 있다.사이사이 갈라진 실금은잉태의 시점으로 향하고양수koreaartnews.com 장독처럼 불룩 내민 배중심축의 배꼽에서부챗살처럼 펼쳐지는실핏줄 같은 흔적들이고고呱呱의 울림을 기억하고 있다.사이사이 갈라진 실금은잉태의 시점으로 향하고양수의 물기를 머금은 뱃살이살 꽃으로 피어날 때튼 살결은 꽃잎이 된다.긴장감 잃은 아랫배가품었던 열 달을 비우니출렁이는 뱃살엔 꽃이 피고한 생의 시작을 머금은흔적의 살갗엔생명이 남기고 간 자국들이송이송이 피어 있다----..

홍영수 시 2026.09.26

인간적이지 않다 / 홍영수

https://koreaartnews.com/post/42bh5Vag [홍영수의 세상보기 : 시 ] 인간적이지 않다 / 홍영수 | 코리아아트뉴스인간적이지 않다 홍영수 분리수거함 한쪽, 폐지가 쌓여있다.찢기고 구겨진 다양한 책들과 수험서들이쓰임에서 쓰임을 잃은 채 널브러져 누워있다.그림책의 소꿉놀이는 어린이의 입학을 축하하koreaartnews.com버려진 활자들 속에서 인간성을 줍다. / 이미지- 홍영수 분리수거함 한쪽, 폐지가 쌓여있다.찢기고 구겨진 다양한 책들과 수험서들이쓰임에서 쓰임을 잃은 채 널브러져 누워있다.그림책의 소꿉놀이는 어린이의 입학을 축하하고펄펄 끓는 요리책의 냄비는 식탁의 입맛이 궁금하다.학기가 바뀐 참고서는 성적을 걱정하면서답안지를 훑으며 정답을 체크한다.급수에 따라 다른 난이도의..

홍영수 시 2026.09.24

인연 / 홍영수

이른 출근 시간아침을 거르고 사무실 가까운 곳에서 빵을 먹는데삼키는 목구멍에서 밀 한 톨 넘어가는 것을 느꼈다.아니, 밀을 발효시키면 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점심시간, 국수를 먹었다.국물 속 국수의 면에서 밀밭의 밀을 떠올렸다.아니, 밀을 반죽해서 밀대로 얇게 밀어 자르면 가느다란 면발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한겨울, 맹추위의 퇴근길에 떡볶이를 먹었다.매콤한 밀떡을 삼킬 때마다 밀알이 미끈미끈 넘어가는 듯했다.아니, 밀이 밀떡이 되어 어묵과 고추장을 만나니 떡볶이가 되는 것을 보았다.그렇다. 빵과 국수와 떡볶이에서밀알이 그 무엇을 만나밀알이 아닌 다른 무엇이 되는 것을 알았다.불변의 밀알은 없고변하는 밀알만 있을 뿐이다.-------------------------- 홍영수- 시인. 문학평론가-..

홍영수 시 2026.09.22

[홍영수 칼럼]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 독창성이다 - 안토니오 가우디

https://www.cosmiannews.com/news/511110 [홍영수 칼럼]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 독창성이다 - 코스미안뉴스인간의 역사는 오랜 역사를 통해 자연과 더불어 삶을 추구해 왔고, 끊임없이 탐구하면서 이를 통해 발전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간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훼손하면서 근www.cosmiannews.com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 독창성이다. - 안토니오 가우디. 인간의 역사는 오랜 역사를 통해 자연과 더불어 삶을 추구해 왔고, 끊임없이 탐구하면서 이를 통해 발전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간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훼손하면서 근대 시기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산업화의 발전과 빠른 속도의 생활 속에 인간은 점점 다 자연을 파괴해 왔다..

[홍영수의 세상보기] 삼구홍타(三九紅墮)의 붉은 연꽃, 시인 허난설헌許蘭雪軒

https://koreaartnews.com/post/akavgx1K [홍영수의 세상보기] 삼구홍타(三九紅墮)의 붉은 연꽃, 시인 허난설헌許蘭雪軒 | 코리아아트뉴스가부장제, 숨이 막힐 것 같은 유교적 이념 아래 조선 시대 여인들은 죄지은 듯 규중(閨中)에 갇혀 부모 봉양하고 자식을 길렀다. 물론 궁중의 비극을 담은 ‘한중록(閑中錄)과 ‘인현왕후전’ 등koreaartnews.com 가부장제, 숨이 막힐 것 같은 유교적 이념 아래 조선 시대 여인들은 죄지은 듯 규중(閨中)에 갇혀 부모 봉양하고 자식을 길렀다. 물론 궁중의 비극을 담은 ‘한중록(閑中錄)과 ‘인현왕후전’ 등은 여인의 붓끝에서 탄생했고, 또한 규방문학 등이 있다. 이 중에 허난설헌은 사대부 집안의 규수였지만 불행한 결혼 생활 등으로 인해 고..

[신간] 들판을 덮은 개망초꽃, 참 아름답구나! /성훈화

https://koreaartnews.com/post/QVIIZxFL [신간] 들판을 덮은 개망초꽃, 참 아름답구나! /성훈화 | 코리아아트뉴스들판을 덮은 개망초꽃, 참 아름답구나!| 구로동맹파업의 벗들과 함께 '내 삶 쓰기' 저자:성훈화발행일: 2026년 09월 11일 출간분류(KDC): 문학(810)정가: 8,000원출판사 은빛, 쪽수98, ISBN 9791187232759 (04810)koreaartnews.com들판을 덮은 개망초꽃, 참 아름답구나!| 구로동맹파업의 벗들과 함께 '내 삶 쓰기'저자:성훈화발행일: 2026년 09월 11일 출간분류(KDC): 문학(810)정가: 8,000원출판사 은빛, 쪽수98, ISBN 9791187232759 (04810), 크기150 * 220 mm 도서소개 1..

[홍영수의 세상보기 : 시 ] 단풍 / 김옥석

https://koreaartnews.com/post/Mp4eVFOp [홍영수의 세상보기 : 시 ] 단풍 / 김옥석 | 코리아아트뉴스단풍 / 김옥석 꽃 빛 고운 화장을 한 너를 만나는 날이면나는 아직도 설레고수줍은 마음으로 오래 바라본다. 온 산과 들을 휘돌아붉은 풍악을 울리는 마지막 축제,환한 웃음 뒤로슬픔 하나천천koreaartnews.com단풍 / 김옥석 꽃 빛 고운 화장을 한 너를 만나는 날이면나는 아직도 설레고수줍은 마음으로 오래 바라본다. 온 산과 들을 휘돌아붉은 풍악을 울리는 마지막 축제,환한 웃음 뒤로슬픔 하나천천히 낙엽처럼 굴러간다. 하늘빛 받아 눈부신형형색색의 너의 찬란함은다 타오르고서야 내놓은생명의 마지막 만찬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를수록이별은 가까이 와 있고황홀한 설렘으로 너를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