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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박자의 비장미, 육자배기

https://www.cosmiannews.com/news/314535 [홍영수 칼럼] 여섯 박자의 비장미, 육자배기 - 코스미안뉴스겨울로 접어들었다. 이 무렵 예전 시골 사랑방은 더욱더 뜨거운 장작불로 아랫목의 구들장을 데우고 바쁜 농사일 끝마치면 요즘과는 다르게 사랑방에 모여서 흰 대접에 텁텁한 막걸리 한 잔씩www.cosmiannews.com  겨울로 접어들었다. 이 무렵 예전 시골 사랑방은 더욱더 뜨거운 장작불로 아랫목의 구들장을 데우고 바쁜 농사일 끝마치면 요즘과는 다르게 사랑방에 모여서 흰 대접에 텁텁한 막걸리 한 잔씩 나눠마셨다. 곁들인 안주는 맨손으로 김치 한 쪼가리로 때우고 소매 끝자락으로 입술을 쓰~윽 문질렀다. 그리고 몇 순배의 술잔이 돌아 거나하게 취하면 판소리, 남도창, 그리고 육..

산숭해심(山崇海深), 산은 높고 바다는 깊다.

https://www.cosmiannews.com/news/312139 [홍영수 칼럼] 산숭해심(山崇海深), 산은 높고 바다는 깊다 - 코스미안뉴스집 정리를 하던 중 책장 맨 위에서 종이 두루마리를 발견하고 펼쳐보니 추사의‘세한도(歲寒圖)’와 ‘‘불이선란'(不二禪蘭)’의 영인본이었다. 아마 15년 전 충남 예산의 추사 고택을 방문했www.cosmiannews.com 집 정리를 하던 중 책장 맨 위에서 종이 두루마리를 발견하고 펼쳐보니 추사의‘세한도(歲寒圖)’와 ‘‘불이선란'(不二禪蘭)’의 영인본이었다. 아마 15년 전 충남 예산의 추사 고택을 방문했을 때 관리소 사무실에서 구입한 것으로 기억난다. 당시에 내 어쭙잖은 한자 실력과 고문의 청맹과니가 고매한 주련의 뜻을 어찌 쉽게 알 수 있었겠는가. 그렇지만..

통로가 되고 싶은 외 4편

통로가 되고 싶은  남과 북 사이에 가로 놓인 나반도를 가로지르며 한 가운데 서 있다.훈민정음은 쭈뼛쭈뼛한 철조망의 등뼈를 오르내리고심장 깊숙한 곳에는 같은 피가 흐르는데가슴과 가슴 사이에는 내가 있어 오가야 할 언어의 날갯짓은 죽지를 접은 지 오래다.그리움과 보고 싶음의 틈바구니에멋쩍은 듯 녹슨 자세로 서 있는 나는 누구일까서로의 오감이 끊겨버린 사이에 선 두꺼운 벽그렇게 가로막은 호적의 뿌리를 뽑아버리고흔적마저 지우고 무너뜨려서 이어주고 싶어장애물이 아닌 통로가 되고 싶은 거야뜨거운 심장으로 더불어 살아야 할 너희들이 모질고 모진 세태의 틈새에 나를 세워놓은 거야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지는 세상은 없는 걸까장애물의 벽이 아닌 희망의 통로가 될 수 없는 걸까나를 무너뜨릴 수 있는 건 오직 너희들뿐이야.더..

나의 시 2024.10.25

한 울림의 벨 소리를 듣다

https://www.cosmiannews.com/news/309688 [홍영수 칼럼] 한 울림의 벨 소리를 듣다 - 코스미안뉴스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고 우린 시내 자그마한 호프집에서 만났다. 불과 몇 잔 마시는 순간, 그 순간을 기억한다. 눈을 감아도 귀를 닫아도, 오감을 잠그고 덮어도 소리가 들리는 순간을. 술 마시www.cosmiannews.com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고 우린 시내 자그마한 호프집에서 만났다. 불과 몇 잔 마시는 순간, 그 순간을 기억한다. 눈을 감아도 귀를 닫아도, 오감을 잠그고 덮어도 소리가 들리는 순간을. 술 마시는 밤의 어둠이 비록 빛과 사물의 형태를 감출지라도 산 넘고 바다 건너 저 먼 곳에서 들려오는 영혼을 울리는 벨 소리는 막을 수 없다. 그렇다. 그동안의 침묵은 이 ..

동사강목東史綱目*

책장 속, 한 문장에서 역사 한 톨 꺼낸다.조심스럽게 눈으로 듣고 귀로 바라본다.얼마나 긴 간난과 고난 속 역사관을 일깨워야이십여 년 붓끝에서 완전체의 세계관이 잉태될 수 있을까.그리고 단군조선에서 고려 말까지 내 달려올 수 있을까.역경과 가난을 옆구리에 꿰차고서몇십 권의 실사구시로 영글기까지 한 장 한 글자에는이익과 친구들의 손길 발길이 돋을새김 흔적으로 남아 있다.강綱과 목目에는 충절과 실학의 정신이 실려있고보이지 않는 동사강목의 시원에는 반계가 어른거린다.가만히 책의 낱장을 톺아본다.붓끝이 일필휘지로 순암의 정신을 그려 낼 때묵향은 책 속에 스미어 성리학의 꽃을 피운다.‘안(按)’의 자세로 옹이진 붓을 휘어잡고찬탈자들의 빗나간 역사관 속에서도 올곧은 얼혼은 국가와 왕과 신하의 몸에 박혀서문 속 시대..

나의 시 2024.10.09

틈새, 너와 내가 마주할 수 있는

https://www.cosmiannews.com/news/307321 [홍영수 칼럼] 틈새, 너와 내가 마주할 수 있는 - 코스미안뉴스고등학교 다닐 때 3년 동안 자취를 했다. 방 하나에 학생 둘이 사용했기에 다소 좁았다. 그래서 하나밖에 없는 창문을 책장이 가리게 되었다. 그런데 너무 답답하고 어두워서 불편을 느껴 어느www.cosmiannews.com 고등학교 다닐 때 3년 동안 자취를 했다. 방 하나에 학생 둘이 사용했기에 다소 좁았다. 그래서 하나밖에 없는 창문을 책장이 가리게 되었다. 그런데 너무 답답하고 어두워서 불편을 느껴 어느 일요일에 책상의 위치를 옮겼다. 그 순간 창문으로 비추는 한 줄기 빛이 들어왔다. 처음으로 ‘빛’의 존재감을 느꼈다. 장자도 얘기했듯이 텅 빈 방의 문을 열거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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