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수의 雜論直說 7

전통 가락에 흐르는 恨과 멋 -심호(心湖) 이동주론

전통 가락에 흐르는 恨과 멋 -심호(心湖) 이동주론 문학평론, 홍영수, 2021. 심호(心湖) 이동주(1920~1979)는 땅끝 해남(海南) 태생으로 해방 후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서정시인이다. 혜화전문(惠化專門) 2년을 중퇴하고 1950년「문예(文藝)」지에 「새댁」과 「혼야(婚夜)」가 추천되어 문단에 데뷔한다. 첫 시집「혼야」을 1951년에, 1959년에 두 번째 시집「강강술래」을 출간한다. 그가 작고한 1979년까지 총 4권의 시집을 발간하였고 시력(詩歷) 30여 년에 150여 편을 썼으며, 시선집에 『산조(散調)』(1979), 유고 시집 『산조여록(散調余錄)』과 시선집『이동주 시집』(1987) 등이 있으며, 수필집『그 두려운 영원에서』등 1백여 편의 수필과『문인실명 소설집(文人實名小說集)』등 여러 편..

시 모음, <담장>

https://blog.naver.com/edusang/222607537989 시 모음 192. 「담장」 담장에 관한 시 차례 돌담 / 복효근 돌담 / 홍영수 돌각담 / 곽재구 돌담길 / 황동규 세월의 담장 / 강연호... blog.naver.com 돌담 - 홍영수 나는 너를 지고 너는 나를 이고 너는 나를 안고 나는 너를 베고 생김새도 크기도 다른 것들이 모둠 살이 하며 담장 하나 이루었다 나보다는 너에게 너에게 나를 맞추니 숭숭한 구멍들 사이로 바람이 배시시 웃으며 길인 듯 스쳐 간다. 돌담을 담으로 지금껏 서 있게 한 사이와 사이의 기둥 같은 숨구멍들 허투루한 틈바구니 열린 마음 하나 담이 되어 서 있다.

홍영수 시인의 문학 강연 /멍 때린 생각에 따귀를 때려라

눈으로 듣고 귀로 보다. 이곳저곳 담장을 타고 빨갛게 장미송이가 피어 향기를 발하는 6월에 시심을 돋워 문향을 담아 한 묶음의 장미다발 같은 문학강연이 열렸다. 2021년 6월 12일 2시 심곡본동 문화대장간에서 홍영수 시인의 ‘관찰’을 주제로 한 ‘멍때린 생각에 따귀를 때려라’라는 타이틀의 강연이다. 홍영수 시인 홍영수 시인은 해남 출신으로 명지대학 영문과 졸업하고 방송대 국문과 졸업하였다. 월간 모던포엠으로 등단하여 시집 ‘흔적의 꽃(2017)'을 상재한 바 있다. ‘생각의 힘줄 키우기는 관찰과 관심이다. 그것은 수동적인 보기가 아니라 적극적인 관찰이다. 관찰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다’라고’ 시작한 유연한 강의는 초반부터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눈으로 듣고 귀로 본다’ ‘시는 팩트(fact)가 ..

홍영수의 동화/동그라미

난 시골에 살아요. 눈이 유난히 둥글어서 사람들은 날 동그라미라고 불러요. 천사의 눈도 둥글고 풀잎의 이슬방울도 나처럼 둥글어요. 바다 고래의 눈도, 풀밭을 뛰어노는 토끼 눈도 둥글지요. 동그랗고 둥글다는 것은 모나지 않아 부딪치지 않지요. 굴렁쇠처럼 잘 구를 수 있어 누구에게도 다가가 가지요. 각이 없어 쉽게 친구가 되어요. 그래서 학교와 동네의 세모, 네모 친구들과 함께 잘 어울려 놀아요. 오늘은 학교에서 청소하다 내 친구 초롱이와 말다툼을 했어요. 헤어지고 나오면서 학교 운동장의 펄럭이는 태극기를 쳐다보는데 그 안에 동그라미가 있었어요. 그런데 빨간색 파란색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집에 돌아와 무심코 아빠에게 물어봤어요. ‘아빠! 왜 태극기 안의 동그라미는 두 개로 갈라져 있어요?’ 그것은 깊은 뜻이 ..

알베르토 자코메티

알베르토 자코메티 -고요의 울림과 고독의 전율을 창조하다 미술에 대한 글을 쓴다고 하니 의아심을 가진 분이 있는 것 같다. 더구나 학구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도 아니고 어쩌다 이런저런 잡문에 가까운 글을 써 왔던 나이기에 더욱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또한 일천한 실력으로 시심도 시력도 없이 글쟁이의 최 하단 말석에 앉아 시답지 않은 시를 써온, 군에 갓 입대한 훈련병 같은 시졸(詩卒)이니 말이다. 어느 해 시골에서 만난 천문학을 전공한 후배와 유난히 맑고 밝은 가을 밤하늘을 쳐다보며 평상에 앉아 얘기를 나누던 중, 달과 별 등을 볼 때 왜 빛이 나고 지구와는 얼마나 떨어져 있고 왜 별똥별이 떨어지는 등의 이유를 알고 보느냐고 물었다. 참 이상하다. 내가 가을밤의 하늘을 보면서 윤동주의 ‘서시’를 떠 올리며..

에곤 실레

에곤 실레-광기에 찬 비틀리고 뒤틀린 미학 에곤 쉴레 Egon Schiele, 1890-1918, 당시 민족 구성이 가장 복잡한 나라, 오스트리아 도나우 강변 툴른에서 태어난 표현주의 화가이다. 1906년 빈 미술 아카데미에 입학해서 스승이친구 같았던, 당시 아르누보(Art nouveu)의 영향을 받으며 ‘빈 분리파’를 이끌었던 클림트에게 인정을 받았고, 28세로 요절할 때까지 세기말의 혼돈과 불안, 성에 대한 강박감과 죽음 등을 거칠고 에로틱한 화풍으로 담아냈던 천재성을 지닌 화가였다. 그는 3천여 점에 이르는 드로잉과 약 3백 점에 이르는 회화를 남겼다 대표작으로 자화상>, 추기경과 수녀>, 포옹>, 죽음과 소녀> 등 수 많은 작품이 있다. 19세기 말, 무려 650년간 이어져 온 합스부르크 왕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