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제, 숨이 막힐 것 같은 유교적 이념 아래 조선 시대 여인들은 죄지은 듯 규중(閨中)에 갇혀 부모 봉양하고 자식을 길렀다. 물론 궁중의 비극을 담은 ‘한중록(閑中錄)과 ‘인현왕후전’ 등은 여인의 붓끝에서 탄생했고, 또한 규방문학 등이 있다. 이 중에 허난설헌은 사대부 집안의 규수였지만 불행한 결혼 생활 등으로 인해 고통을 받으면서도 쓰라린 고통과 아픔을 시문학 작품으로 승화시킨 조선조 최고의 시인이다. 난설헌은 조선 선조 때의 석학인 초당(草堂) 허엽(許曄)의 삼남삼녀(三男三女) 중 셋째 딸로 태어났으며, 위로는 오빠 허성, 허봉, 아래로는 하나뿐인 남동생 허균(許筠)이 있었다. ‘사람은 가도 문장은 남는다’고 했다. 그렇지만, 난설헌은 자신의 모든 글을 불에 태워서 없앨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