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간에 입적한 물고기가 고요 한 잎 물고 허공에 매달렸다 바람이 분다. 고요가 깨어나며 정적의 바다에 파문을 일으킨다. 바람은 고요를 깨울 생각이 없고 고요 또한 바람을 맞이할 생각이 없다 대지와 초목의 숨소리에 뎅그렁거린 한 울림의 풍경소리 들리는 것은 소리일 뿐 마음은 알지 못한다 알지 못해 더 잘 알 수 있는 무념무상의 소리 졸음 겨운 사미승이 두 눈을 부릅뜨고 조용했던 사바의 세계도 참선한다. 깨어난 적막의 귓전에 불경 소리 스며든다. 혼자 우는 아픔은 상처의 깊이를 느끼지 못한다. 비워서 넘치는 소리가 울림이 되어 세상에 매달려 있다. ------------------------------- 홍영수 시인. 문학평론가 제7회 보령해변시인학교 금상 수상 제7회 매일신문 시니어 문학상 수상 제3회 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