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때린 생각에 따귀를 때려라 3

홍영수 시인의 문학 강연 /멍 때린 생각에 따귀를 때려라

눈으로 듣고 귀로 보다. 이곳저곳 담장을 타고 빨갛게 장미송이가 피어 향기를 발하는 6월에 시심을 돋워 문향을 담아 한 묶음의 장미다발 같은 문학강연이 열렸다. 2021년 6월 12일 2시 심곡본동 문화대장간에서 홍영수 시인의 ‘관찰’을 주제로 한 ‘멍때린 생각에 따귀를 때려라’라는 타이틀의 강연이다. 홍영수 시인 홍영수 시인은 해남 출신으로 명지대학 영문과 졸업하고 방송대 국문과 졸업하였다. 월간 모던포엠으로 등단하여 시집 ‘흔적의 꽃(2017)'을 상재한 바 있다. ‘생각의 힘줄 키우기는 관찰과 관심이다. 그것은 수동적인 보기가 아니라 적극적인 관찰이다. 관찰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다’라고’ 시작한 유연한 강의는 초반부터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눈으로 듣고 귀로 본다’ ‘시는 팩트(fact)가 ..

갈대밭/홍영수

저 하이얀 웃음들 비워서 가벼운 것들의 하늘거림 갈바람 줄을 켜면 생각은 마음 따라 일어나고 바람 따라 달려가는 신명 나는 또래들의 티 없이 넉넉한 싱싱한 놀이판을 보라. 수렁 이랑에 푸른 몸 올올 세우고 파도 소리와 바람결에 흔들리고 일렁이는 은빛 조각들의 어울림 미틈달 어슬녘, 활짝 핀 같대 꽃밭에 노을이 슬며시 둥지를 틀고 지친 철새들이 깃을 내릴 때 잠시 호흡을 고른 갯벌의 게들 얼마나 아름다운 빈 가슴들의 너나들인가. 파도의 들숨 날숨에 소금기 머금은 가냘픈 몸짓 오가는 이 눈길 담으려 하지 않는 외딴 바닷가 간들바람에 새살거리는 가녀린 잎들 텅 빈 관절 마디로 공명하는 한 울림의 자유.

홍영수 시 2022.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