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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은 시
통로가 되고 싶은 홍영수 남과 북 사이에 가로 나 반도를 가로지르며 한가운데 서 있다 훈민정음은 쭈뼛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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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 사이에 가로 놓인 나
반도를 가로지르며 한 가운데 서 있다.
훈민정음은 쭈뼛쭈뼛한 철조망의 등뼈를 오르내리고
심장 깊숙한 곳에는 같은 피가 흐르는데
가슴과 가슴 사이에는 내가 있어
오가야 할 언어의 날갯짓은 죽지를 접은 지 오래다.
그리움과 보고 싶음의 틈바구니에
멋쩍은 듯 녹슨 자세로 서 있는 나는 누구일까
서로의 오감이 끊겨버린 사이에 선 두꺼운 벽
그렇게 가로막은 호적의 뿌리를 뽑아버리고
흔적마저 지우고 무너뜨려서 이어주고 싶어
장애물이 아닌 통로가 되고 싶은 거야
뜨거운 심장으로 더불어 살아야 할 너희들이
모질고 모진 세태의 틈새에 나를 세워놓은 거야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지는 세상은 없는 걸까
장애물의 벽이 아닌 희망의 통로가 될 수 없는 걸까
나를 무너뜨릴 수 있는 건 오직 너희들뿐이야.
더불어 걷는 길이 되고 맞잡은 손이 되고 싶다면
함부로 내뱉은 언어와 칼날의 벽을 쌓지 말고
귀를 가리는 장막을 걷어야 해
그날을 빗을 때까지
난 망부석이 되어 서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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