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내영 시인 2

마음의 무게/임내영

몸이 아프면 솔직해진다 뭐가 그리 급한지 욕심이 생겨 악다구니로 버텼는가 싶다가도 하나둘씩 내려놓기 시작해 나중에 전부 포기하게 되고 그 다음에 마음이 가벼워진다 죽지 못해 모든 걸 내려놓기보다는 하나씩 내려놓는 연습을 하면 아플 때 무게가 줄어들겠지 걱정 한 줌 꽃씨처럼 날려 버린다 시집 -------------------------------- 千尺絲綸直下垂 천척 사륜직 하수 一波纔動萬波隨 일파 재동 만파수 夜靜水寒魚不食 야정수 한어 불식 滿船空載月明歸 만선 공재 월명 귀 천 길 물 밑에 낚시 줄을 곧게 드리우니 한 물결이 일렁이자 만 물결이 따라 이네. 밤은 고요하고 물은 차가워 물고기는 물지 않고 빈 배에 달빛 가득 싣고 돌아오네. -冶父道川 禪師- --------------------------..

나의 시 평론 2022.12.24

발견을 통한 의미 찾기와 동심을 일깨우는 마음의 눈

홍영수(시인, 문학평론가) 현대문학의 시작으로 보는 육당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소년』 창간지( 1908.11.1) 권두시로 발표된 11월 1일을‘동시의 날(2008)’로 정했고, 올해로 동시의 날 선포 13주년이 되는 해에 임내영 시인의 동시집『요리요리』를 읽었다. 어른의 관념과 자기 추측이나 회상만이 아닌, 어린이의 감성과 상상력을 북돋아 주고 자연과 동물에 대한 세심한 관찰, 할머니에 대한 동경과 사랑, 그리고 자기 체험적 요소들이 표출된 시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거기엔 다양한 색채의 동심이 채색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좋은 작가는 그가 생각하는 것 이상은 더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임내영 시인이 그렇다. 시는 산문과 다르게 연과 행이라는 압축된 형식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장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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