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를 두고 놀러 나갔다 종일을 잇몸으로 살고 저녁 식탁에도 잇몸으로 앉는다 공원에 간다고 부채는 한 보따리 챙기고 옷은 반소매 위에 가을옷 모자 밑으로 땀방울이 주르르 염색은 아흔여섯까지 하겠다더니 아직 아흔셋인데 말이 없다 밥을 한 끼니도 안 먹었다고 난처하게 하고, 꼭 챙기던 용돈도 이제는 챙기지 않는다. 시집 . ---------------------------- ‘엄마의 가을’ 詩題에서 슬픔이 묻어난다. 여성은 생물학적 性이다. 여성과 남성 외에 또 하나의 性을 정의 하고 싶다면 필자는 당연히‘엄마의 性’, 즉 ‘母性’이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정의된 여자로서의 성이 아닌 모성은 여자의 성을 초월한, 그 무엇으로 한정시킬 수 없는 ‘엄마의 성’이다. 어쩜 모성이라는 말 그 자체로도 표현할 수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