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문학 칼럼 99

여섯 박자의 비장미, 육자배기

https://www.cosmiannews.com/news/314535 [홍영수 칼럼] 여섯 박자의 비장미, 육자배기 - 코스미안뉴스겨울로 접어들었다. 이 무렵 예전 시골 사랑방은 더욱더 뜨거운 장작불로 아랫목의 구들장을 데우고 바쁜 농사일 끝마치면 요즘과는 다르게 사랑방에 모여서 흰 대접에 텁텁한 막걸리 한 잔씩www.cosmiannews.com  겨울로 접어들었다. 이 무렵 예전 시골 사랑방은 더욱더 뜨거운 장작불로 아랫목의 구들장을 데우고 바쁜 농사일 끝마치면 요즘과는 다르게 사랑방에 모여서 흰 대접에 텁텁한 막걸리 한 잔씩 나눠마셨다. 곁들인 안주는 맨손으로 김치 한 쪼가리로 때우고 소매 끝자락으로 입술을 쓰~윽 문질렀다. 그리고 몇 순배의 술잔이 돌아 거나하게 취하면 판소리, 남도창, 그리고 육..

산숭해심(山崇海深), 산은 높고 바다는 깊다.

https://www.cosmiannews.com/news/312139 [홍영수 칼럼] 산숭해심(山崇海深), 산은 높고 바다는 깊다 - 코스미안뉴스집 정리를 하던 중 책장 맨 위에서 종이 두루마리를 발견하고 펼쳐보니 추사의‘세한도(歲寒圖)’와 ‘‘불이선란'(不二禪蘭)’의 영인본이었다. 아마 15년 전 충남 예산의 추사 고택을 방문했www.cosmiannews.com 집 정리를 하던 중 책장 맨 위에서 종이 두루마리를 발견하고 펼쳐보니 추사의‘세한도(歲寒圖)’와 ‘‘불이선란'(不二禪蘭)’의 영인본이었다. 아마 15년 전 충남 예산의 추사 고택을 방문했을 때 관리소 사무실에서 구입한 것으로 기억난다. 당시에 내 어쭙잖은 한자 실력과 고문의 청맹과니가 고매한 주련의 뜻을 어찌 쉽게 알 수 있었겠는가. 그렇지만..

한 울림의 벨 소리를 듣다

https://www.cosmiannews.com/news/309688 [홍영수 칼럼] 한 울림의 벨 소리를 듣다 - 코스미안뉴스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고 우린 시내 자그마한 호프집에서 만났다. 불과 몇 잔 마시는 순간, 그 순간을 기억한다. 눈을 감아도 귀를 닫아도, 오감을 잠그고 덮어도 소리가 들리는 순간을. 술 마시www.cosmiannews.com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고 우린 시내 자그마한 호프집에서 만났다. 불과 몇 잔 마시는 순간, 그 순간을 기억한다. 눈을 감아도 귀를 닫아도, 오감을 잠그고 덮어도 소리가 들리는 순간을. 술 마시는 밤의 어둠이 비록 빛과 사물의 형태를 감출지라도 산 넘고 바다 건너 저 먼 곳에서 들려오는 영혼을 울리는 벨 소리는 막을 수 없다. 그렇다. 그동안의 침묵은 이 ..

틈새, 너와 내가 마주할 수 있는

https://www.cosmiannews.com/news/307321 [홍영수 칼럼] 틈새, 너와 내가 마주할 수 있는 - 코스미안뉴스고등학교 다닐 때 3년 동안 자취를 했다. 방 하나에 학생 둘이 사용했기에 다소 좁았다. 그래서 하나밖에 없는 창문을 책장이 가리게 되었다. 그런데 너무 답답하고 어두워서 불편을 느껴 어느www.cosmiannews.com 고등학교 다닐 때 3년 동안 자취를 했다. 방 하나에 학생 둘이 사용했기에 다소 좁았다. 그래서 하나밖에 없는 창문을 책장이 가리게 되었다. 그런데 너무 답답하고 어두워서 불편을 느껴 어느 일요일에 책상의 위치를 옮겼다. 그 순간 창문으로 비추는 한 줄기 빛이 들어왔다. 처음으로 ‘빛’의 존재감을 느꼈다. 장자도 얘기했듯이 텅 빈 방의 문을 열거나 문..

오컴의 면도날(Ockham's Razor), 단순함을 추구하자.

https://www.cosmiannews.com/news/305070 [홍영수 칼럼] 오컴의 면도날(Ockham's Razor), 단순함을 추구하자 - 코스미안뉴스한가위 명절을 맞아 지방을 쓰고 차례상을 차리면서 성인 된 두 딸에게 한자로 쓴 지방(紙榜)의 문자를 보여줬다. 그리고 성씨에 대한 본관과 몇 대 손, 훌륭한 업적을 남기셨던 선친들, 그리고www.cosmiannews.com  한가위 명절을 맞아 지방을 쓰고 차례상을 차리면서 성인 된 두 딸에게 한자로 쓴 지방(紙榜)의 문자를 보여줬다. 그리고 성씨에 대한 본관과 몇 대 손, 훌륭한 업적을 남기셨던 선친들, 그리고 차례상을 차릴 때 올리는 음식의 순서와 지금은 간략하게 차리지만, 몇 대 거슬러 올라가면 더 많은 제사의 양식에 따라 지냈다는 등..

할머니와 몽땅 빗자루

https://www.cosmiannews.com/news/303176 [홍영수 칼럼] 할머니와 몽땅 빗자루 - 코스미안뉴스며칠 전 고향 집에 갔었는데 여전히 토방 마루 구석진 자리에는 몽땅 빗자루 걸려있었다. 오랜 세월 쓸어 담고 담아내어 닳고 닳아서 반토막이 된 수수 빗자루다. 그 모습은 지금까지 몇십 년 동www.cosmiannews.com  며칠 전 고향 집에 갔었는데 여전히 토방 마루 구석진 자리에는 몽땅 빗자루 걸려있었다. 오랜 세월 쓸어 담고 담아내어 닳고 닳아서 반토막이 된 수수 빗자루다. 그 모습은 지금까지 몇십 년 동안 함께했던 할머니의 빛바랜 머리카락처럼 기름기 빠진 모습으로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는 마루 구석진 곳의 녹슨 못에 걸려있었다. 평생 문지방 넘나들며 비바람이 슬어 놓은 먼..

학문의 원천수(源泉水), 인문학

https://www.cosmiannews.com/news/300936나 같은 고전들은 수많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우리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지혜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값진 존재로 여" data-og-host="www.cosmiannews.com" data-og-source-url="https://www.cosmiannews.com/news/300936" data-og-url="https://www.cosmiannews.com/news/300936" data-og-image="https://scrap.kakaocdn.net/dn/DRPzf/hyWVWZDTjF/hzefs5KvzrP1UnM2B3yUxk/img.jpg?width=480&height=360&face=176_93_218_139,h..

리좀(Rhizome)적 사유

https://www.cosmiannews.com/news/298691 [홍영수 칼럼] 리좀(Rhizome)적 사유 - 코스미안뉴스얼마 전, 남녘의 고향에 갔었다. 집 앞에는 작은 개울물이 흐르고 뒤편에는 대나무 숲이 있다. 다음 날, 집 뒤편의 대나무 숲을 잠시 둘러보았다. 그때 눈에 들어온 풍경이 있었다. 대나무 숲에서www.cosmiannews.com  얼마 전, 남녘의 고향에 갔었다. 집 앞에는 작은 개울물이 흐르고 뒤편에는 대나무 숲이 있다. 다음 날, 집 뒤편의 대나무 숲을 잠시 둘러보았다. 그때 눈에 들어온 풍경이 있었다. 대나무 숲에서 10여 미터 떨어진 논둑에 죽순이 두 개 솟아나 있었다. 대숲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솟아난 죽순, 낯선 풍경에 한참을 서성이며 생각에 잠겼다. 생각 끝에 ..

나는 나의 선택에 의해 정의된다.

우린 그 어떤 이름도, 역할도 없이 태어난다. 또한 그 어떤 창조주가 있어서 미리 정해준 법칙과 규범도 없고 사상이나 이념을 갖지 않고 존재한다. 한마디로 객관적인 규칙이나 규정, 의무감도 없기에 어떤 역할에 대한 부담 없다. 그리고 무엇이 될지에 대한 걱정 없이 자유로운 의미의 실존 속으로 내 던져진 피투(被投) 적 존재이다. 사르트르의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 그 어떤 목적이나 의미를 갖고 태어나지 않기에 본질이 없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백지상태로 주어진 실존의 우리는 살아가면서 스스로 본질을 만들어야 한다. 그 이유는 인간은 자유로우며 그 자유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선택하고 창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제적 본질을 찾고 만들어 가는 방법의 하나가 배움의 과정이 아..

풍류(風流)와 도학(道學), 호남가단과 영남가단

오래전부터 여유 시간을 활용해 전국의 문화유적지를 답사했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럴 때마다 갔던 곳의 시대와 역사적 배경 등을 깊게 통찰하는 편이다. 20여 년 전, 담양지방의 소쇄원과 면앙정, 식영정, 서하당, 부용당 등을 안내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영남지방의 소수서원, 도산서원, 병산서원 외 많은 곳을 다녔었다. 그때 생각나는 것이, 호남지방은 정자(亭子) 문화가, 영남지방은 서원(書院) 문화가 발달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쩜 이러한 현상이 호남가단과 영남가단의 분별 적 요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러한 가단(歌壇)의 형성은 문학, 특히 시조 문학을 사유하는 방식의 차이를 읽을 수 있다. 시조라는 장르는 세계를 자아화하는 특성의 개인적인 문학이다. 시조의 발생시기와 기원에 대해서는 학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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