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고등시절이었다. 나만의 자그마한 공부방을 갖고 싶었다. 의자에 앉아 손만 뻗으면 원하는 책을 책꽂이에서 빼내어 읽을 수 있는 공간, 그와 더불어 전축 하나 곁에 있어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책도 보고 글도 써 보고 싶었다. 나만의 공간에서 독서와 음악, 사색과 명상, 한마디로 독락당(獨樂堂) 같은 곳이다.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하신, 특히 노래 가사를 많이 쓰셨던 형님의 영향을 받아 책을 읽고 글을 썼다. 독서와 글쓰기는 깊은 사색에서 우러나온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면서 글쓰기의 마당을 쓸고 닦고, 정원을 손질하고 가꿔놓은 곳에서 사람을 만나도록 한다. 이렇듯 삶과 언어와 글이 만난 글쓰기는 자기의 경험과 체험에 근거한 자기의 언어 행위이다. 작가는 글쓰기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