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참 오묘함과 심오함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특히, 무심코 눈동자에 맺히거나 문득 고개 들었을 때 우연히 다가오는 풍경이 그러하다. 휴가를 맞아 땅끝 고향에 갔다. 낫과 삽을 가지고 밭에 나가 참깨도 수확하고 잡풀을 베는데 햇볕이 너무 따가웠다. 잠시 그늘에 쉬는데, 여러 마리의 곤충이 팔다리를 오르내리며 울기도 하고 뒤편 숲에서는 온갖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렸다. 대자연의 가장 원초적인 음악으로 들려오고, 상상의 생각들이 뭉텡이로 다가오니 달콤하고 풍부한 휴식일 뿐이다. 너무 더운 날씨에 또, 다시 삽질, 낫질을 멈추고 밭두렁 나무 그늘에 앉았는데 힘찬 날갯짓의 노랑나비 한 쌍이 눈에 들어왔다. 나비 때문이었을까? 장자의 ‘호접몽胡蝶夢’이 아닌, 예전에 봤던 이라는 영화가 뇌리를 스쳤다. 그리고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