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다. 베란다 창문을 열어보니 관리사무소 앞 목련이 하얀 미소를 지으며 윙크한다. 며칠 지나면 커다란 꽃잎이 떨어질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이러한 풍경 속에 어느 날 우연히 떨어져서 흩어져 있는 목련 꽃잎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낙화한 꽃잎을 보면서 혹한의 겨울엔 옷을 벗고 있다가 만물이 약동하는 계절인 봄에 꽃을 피웠다. 그리고 때가 되면 잎들을 떨구며 순환하는 자연의 섭리 앞에 무상함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것들은 한순간, 어느 시기, 어떤 계절에도 변하고 변화하고 있다. 연둣빛으로, 초록빛으로, 붉고 노란 색깔들로 피고, 물들고, 떨어지며 사라진다. 이처럼 변하지 않는 확고한 불변의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린 무상함 앞에서 역설적으로 변치 않는 것을 찾고 있다. 항상 됨이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