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가 자오록한 저녁답의 숲 복숭아 향 사르르 코를 짼다. 태양은 너울너울한 도섭지에 움츠러들었고 노을보다 짙은 산 그리메에 하루를 건너온 지친 몸이 젖어 든다. 나뭇잎 하나 툭 떨어진다. 정적에 든 산의 호흡이 깜짝 놀라고 자드락길, 바람결이 토해낸 꽃 향은 발뒤꿈치에서 피어오르며 뒤척이는 숲의 몸맨두리를 헹궈준다 폭포와 절리석의 어름 현실과 이상의 살핏점에서 시간을 잊고 나를 잊을 때 별 같은 별천지가 기포처럼 날아든다. 감실감실한 산색이 마음자리에 물들고 넘실넘실한 바람이 옷깃에 스미는 진종일 바라봐도 안 물리는 무릉 산들거린 능선 노루막이에서 솟쳐 오른 고뇌 한 짐 벗어놓고 등걸잠에 빠져든 도원의 적요. *경기도 부천시 소재 수목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