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설주의 돌쩌귀를 기억하는 시골 폐가에서 가져온 나무문짝 귀퉁이에 작은 움직임 있다. 어미를 기다릴까, 한겨울인데 십여 마리 새끼다. 탄생은 본능을 점지한 것일까 어미 닮은 자세이다 거실 온도가 알집의 알에 스며든, 따스함은 탄생의 비극을 낳고 계절의 착각임을 모른 채 어미를 봄 마중하듯 서로 엉켜 앞발을 비비며 들어 올린다. 앙글앙글한 모습들 어린 것들의 울부짖음일까? 아비의 사체를 삼킨 제의일까? 창밖으로 차마 보내지 못하고 베란다의 시든 꽃잎 위에 가만히 앉혔다. 다음 날 아침 자세히 살펴보니 움직임이 없이 없다. 아뿔싸! 올해 들어 첫 한파주의보란다 즘생같은 행동에 가슴 미어지며 내 심장도 동상 걸렸다. ------------------------------------- 홍영수 시인.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