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마애삼존불 2

백제의 미소 -서산마애삼존불/홍영수

어느 석공의 혼의 흔적일까 얼로서 쪼아 다듬어 곧추선 암벽에 벋지르고서 하고픈 말 하마 미소로 던지는 것일까. 뒤 울리는 바람살에도 일천오백의 귀를 열어 서해 개펄의 조갯살 찌우는 소리 들으며 다소곳한 수인手印과 자비의 입시울로 바위인 듯 바위처럼 서 있는 백제의 혼 사위어가는 세월 속 해와 달빛에 젖어 한 움큼의 은은한 미소로 창공을 이고 중생을 바라보는 침묵의 미소, 어느 깨달음이 저보다 더 깊을까. --------------------------------- 홍영수 시인. 문학평론가 제7회 보령해변시인학교 금상 수상 제7회 매일신문 시니어 문학상 수상 제3회 코스미안상 대상(칼럼) 제1회 황토현 문학상 수상 제5회 순암 안정복 문학상 수상 제6회 아산문학상 금상 수상 시집 『흔적의 꽃』, 시산맥사,..

나의 시 2023.03.11

아르카익 미소와 서산 마애삼존불

인간은 본래 호모 에스테티쿠스 즉, ‘예술적 인간((homo estheticus)이면서, ‘종교적 인간((homo religiosus)’이다. 그래서일까 예술과 종교는 긴밀히 교차하고 융합하면서 긴 예술 역사의 흐름을 형성해 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인간은 삶의 길을 걷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신과 우주적, 영적인 그 무엇과 교신하고 공유하기도 한다. 동물의 갇힌 세계와는 달리 열린 세계에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술의 원천은 종교적 경험과 깊은 관련이 있다. 종교의례 중에 춤과 노래, 그림 등, 그리고 주술적인 것들에 대한 이미지에 대응하는 한 방식으로 잉태된 것이 예술이기도 하다. 헤겔은 《정신현상학》에서 예술과 종교의 양태상의 차이를 밝힘과 동시에 “예술적 의식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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