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석공의 혼의 흔적일까 얼로서 쪼아 다듬어 곧추선 암벽에 벋지르고서 하고픈 말 하마 미소로 던지는 것일까. 뒤 울리는 바람살에도 일천오백의 귀를 열어 서해 개펄의 조갯살 찌우는 소리 들으며 다소곳한 수인手印과 자비의 입시울로 바위인 듯 바위처럼 서 있는 백제의 혼 사위어가는 세월 속 해와 달빛에 젖어 한 움큼의 은은한 미소로 창공을 이고 중생을 바라보는 침묵의 미소, 어느 깨달음이 저보다 더 깊을까. --------------------------------- 홍영수 시인. 문학평론가 제7회 보령해변시인학교 금상 수상 제7회 매일신문 시니어 문학상 수상 제3회 코스미안상 대상(칼럼) 제1회 황토현 문학상 수상 제5회 순암 안정복 문학상 수상 제6회 아산문학상 금상 수상 시집 『흔적의 꽃』, 시산맥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