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굽은 할머니 손에 끌려가는 손수레 갈지자로 뒤뚱거린다. 구르는 바큇살에 헐렁한 허리춤도 덩달아 허름하게 함께 굴러간다. 짐칸에 실린 종이상자와 페트병 몇 개 고물상을 다녀온 뒤 손에 쥔 몇 닢 저녁 밥상의 물 한 모금에 얹혀 마른 목구멍으로 겨우 넘어간다. 걸어왔던 길이 굽은 길이었듯 구불구불한 차량 사이를 줄타기하며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든 生, 한 끼의 밥 톨 앞에 위험한 곡예는 삶의 저당일 뿐이다. ------------------------------------- 홍영수 시인. 문학평론가 제7회 보령해변시인학교 금상 수상 제7회 매일신문 시니어 문학상 수상 제3회 코스미안상 대상(칼럼) 제1회 황토현 문학상 수상 제5회 순암 안정복 문학상 수상 제6회 아산문학상 금상 수상 시집 『흔적의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