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덕사修德寺 가는 길 난데없는 겨울 소나기라니, 일주문에 서서 비를 긋는다 산중엔 따로 울을 두르지 않느니 문안의 비와 문 밖의 비가 다르지 않아 바람은 빗물 따라 산을 내려가고 어둔 귀 하나 문설주에 기대어 저녁 법고소리를 기다리고 있다 시집『적막한 말』 ------------------------------ 일주문은 사찰에 들어갈 때 첫 번째 세워진 문이다. 기둥이 한 줄로 서 있다고 해서 일주문이라고 부른다. 가람에 문은 문짝이 없다. 문은 공간 분할만하고 상징적일 뿐이다. 그리고 주변엔 울(담장)도 없다. 산중 사찰은 대부분 개방적이다. 불교는 오고 감에 자유자재 한다. 부처님을 여래라고 부르는 것 또한 이와 같지 않을까. 속세의 번뇌로 흐트러진 마음을 모아 한 마음으로 통하는 진리의 세계로 향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