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전철역에 하차해 계단을 오르면 길냥이의 쉼터가 있다. 누군가 빈 양푼에 먹이를 가득 채워 놓는데 고양이가 없을 때는 주위의 비둘기들이 날아들어 그 먹이를 훔친다. 훔치기 전 소공원의 광장에 모인 일백여 마리의 비둘기들을 어느 날, 출근길 아침에 살펴보았다. 그날은 유난히 비둘기 날개 빛이 반짝거릴 때와 움직일 때, 그리고 보는 방향에 따라 빛이 다른 것이다. 순간, 집에 가서 책장의 을 다시 꺼내 읽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모네를 떠올리며 그 장소를 떠났다. 몇 년 전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5월,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에서 “모네, 빛을 그리다”의 전시회를 갔었다. 이 전시회는 일반적인 그림 전시와는 다르게 컨버전스 아트(convergence art), 즉 디지털 기술과 그림이 만나서 한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