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동대문구 용두동에 명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일백 년 된 진분홍 영산홍이다. 이 꽃나무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주먹만 한 크기의 꽃송이로 나무를 호화롭게 장식해 탐스럽고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다. 천연 그대로 진분홍 빛의 화사함은 보는 사람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땅속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붉은색 고무통 안에서 자라고 있음이다. 나무는 일곱 개 굵은 줄기가 고무통 속에서 올라와 수십 가지로 하늘을 향해 뻗어 나가고 있다.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투명지붕을 뚫지 못해 공간이 여유로운 오른쪽으로 가지들을 모으면서 꽃을 피워 꽃지붕을 만들고 있다. 비대칭으로 커 가는 모습은 이 나무의 멋을 더해 장관을 이뤄 예술적 가치를 높여 주고 있다. 꽃나무 주인은 한의원 원장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