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모 대학 교수직에서 정년 퇴임하신 분을 만났다. 늘 그렇듯 다섯 명이 모여서 식사 후 다담(茶談)을 나누는 중에 교수님께서 순자(荀子)의 ‘유좌(宥坐)편에 나온 ‘유좌지기(宥坐之器)’ 즉 가까이 두고 교훈을 삼는 그릇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 이 그릇은 물을 가득 채우면 엎어지고 비우면 기울게 되어서 적당히 채워야 바로 선다고 한다. 이 그릇을 두고 보면서 좌우상하에 치우치지 말고 중용적 가치를 실현하라는 말이 아닌가 싶다. 순자(荀子)의 유좌편(宥坐篇)에 나오는 내용은, 제나라 환공의 사당(廟)을 둘러본 공자가 그곳에 기울어져 있는 그릇(敧器)에 대해 묘지기에게 물었다. “이것은 무엇에 쓰는 그릇이오?” “옆에 두고 보는 그릇(宥坐之器)이라 합니다.”“이 그릇은 비워지면 기울고, 적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