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울/양정동 실바람이 간간히 스쳐가는 연못 위 푸른 하늘에는 흰 구름이 떠간다. 소나무 가지를 타고 참새가 연못 속에서 뛰어다니며 놀고 있다 내 얼굴을 호수가 보고 있어 내 마음도 보려고 손 컵으로 물을 뜨니 찡그린 표정으로 조용히 두고 보라 한다. 마음은 조용히 보는 것이라고. ------------------------------------- 조용한 연못을 스치는 실바람 소리에서도 작곡가는 시의 리듬을 들을 수 있고, 파란 하늘에 둥실 떠다니는 흰 구름을 보고 한 줄의 시를 띄울 수 있고, 또한 라흐마니노프의 세속적인 합창 교향곡의‘종’에서 종소리를 들으며 복음을 생각하고 기도를 올릴 수 있는 사람이 시인이다. 거울처럼 맑은 연못, 바로 옆 소나무 가지를 오락가락하며 뛰어노는 참새 떼가 물속에 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