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니 열망과 갈등의 순간 위에 오래 머물고 머물러보니 기다림은 시곗바늘을 흔든다. 초침 따라 달려가던 시절에는 별 하나 꽃 한 송이조차 두근거렸다 이제는 꽃이 피어도 별이 반짝여도 설레임 희미하지만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이 겹쳐 만난 인연은 실타래처럼 길다. 실매듭을 풀어 나무가 기둥처럼 자라는 언덕에 둥지를 틀고 학이 되어 바라보는 길 끝에 담쟁이 넝쿨 한 겹 더 두른 너는 또 하나의 울타리. 살아가는 것이 순간이 쌓여 가는 머무름이고 머무름이 깊어져 가면 길이 되는 것일까 별 모양의 담쟁이 잎 넝쿨 너머 꽃 같은 저 무지개는 열정을 향해 여전히 손짓하고 있다. 시집 『꿈의 퍼즐』, 미디어 저널, 2019. 그렇다. 느리게 움직이는 시침, 분침보다는 1초라는 짧은 순간을 소리 내며 똑딱이는 모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