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인폭포 2

통로가 되고 싶은 외 4편

통로가 되고 싶은  남과 북 사이에 가로 놓인 나반도를 가로지르며 한 가운데 서 있다.훈민정음은 쭈뼛쭈뼛한 철조망의 등뼈를 오르내리고심장 깊숙한 곳에는 같은 피가 흐르는데가슴과 가슴 사이에는 내가 있어 오가야 할 언어의 날갯짓은 죽지를 접은 지 오래다.그리움과 보고 싶음의 틈바구니에멋쩍은 듯 녹슨 자세로 서 있는 나는 누구일까서로의 오감이 끊겨버린 사이에 선 두꺼운 벽그렇게 가로막은 호적의 뿌리를 뽑아버리고흔적마저 지우고 무너뜨려서 이어주고 싶어장애물이 아닌 통로가 되고 싶은 거야뜨거운 심장으로 더불어 살아야 할 너희들이 모질고 모진 세태의 틈새에 나를 세워놓은 거야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지는 세상은 없는 걸까장애물의 벽이 아닌 희망의 통로가 될 수 없는 걸까나를 무너뜨릴 수 있는 건 오직 너희들뿐이야.더..

나의 시 2024.10.25

없는가?, 향가와 속요와 시조가 흐르는 곳은

시나 음악 등의 예술 작품은 우리의 마음속에서 진정성 있게 솟아오르는 샘물일 때 감동을 준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생명수 같은 샘물이 마르거나 증발해 버린 시대를 살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래서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시다운 시와 음악다운 음악, 진정성 있는 예술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대이다. 이른 아침을 먹고 출근해서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잠들기 전까지 수없는 장소와 매체를 통해 정작 본인과는 상관없이 눈과 귀, 한마디로 소음공해 속에서 오감은 피곤하다. 이와 같은 생활패턴에서 서정적인 정서나 낭만적인 꿈은 말 그대로 꿈에 불과한지 모른다. 이러한 도돌이표 같은 생활을 카뮈는 ‘시지포스의 신화’ 속 그 형벌을 통해 신랄하게 고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상성을 헤쳐 나가는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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