굼깊은 한듬절**의 독경 소리였을까 다향에 얼큰해진 무선舞仙들의 옷자락 여미는 소리였을까 흰 달빛이 고봉으로 내릴 무렵 자국걸음으로 마실 나온 일지암 초의 동다송을 꼴마리에 쑤셔 넣고 기스락 가녘으로 슬금슬금 내려오고 만덕산 자락, 초당의 다산은 차부뚝막에서 달인 약천의 찻물을 안고 깔끄막 우슬재를 싸목싸목 넘어와 다정자에 올라서는데 누군가 새팍 여는 소리 탐라의 세한도 소낭구 아래 홀로 외로운 추사가 아슴찮케 명선차 한 잔 가져온다. 멜겁시 원림에 앉아있던 고산이 뜽금없이 일어나 살금살금 다가올 때 눈엽을 솎은 람원藍園***, 첫물차를 짓는디 웨메! 차향에 취해분께 신선도 춤을 춰부네잉. *새금(塞琴) : 해남의 옛 지명 **한듬절 : 대흥사의 옛 명칭 ***람원藍園 : 새금다정자 주인의 호 시작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