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빈자리 6

당신의 빈자리/홍영수, 낭송 /상선영

https://www.youtube.com/watch?v=-TCiTH8Vuko&t=203s 당신의 빈자리 냉기를 머금은 침대 하나 하얀 시트 위에 적막함이 누워있다. 깊게 파인 육순의 자국 위에 귀를 기울이니 떠나지 못한 당신의 심장 소리 여전히 들려오는 듯 창문 틈새로, 바람을 안고 들어온 차가운 체온이 침대 위에 눕는다. 온기 없는 온기가 따스하다. 숨소리 잃은 베개를 당겨 안으니 한숨에 실린 베갯잇이 긴 한숨을 짓고 메말랐던 눈물 자국이 촉촉한 눈물을 흘린다. 한 생이 저물기 전의 깊이를 알지 못하고 이제야 당신의 고단했던 삶의 한 자락을 휘감으니 따스한 그림자로 가만히 다가와 타오른 그리움의 내 가슴을 감싸준다. 당신은 알고 있을까. 움푹 들어간 베갯속의 허전함을 아직도 세탁하지 않은 침대보에 스..

부천 제3회 전국시낭송대회 일반부 은상 이명화

https://www.youtube.com/watch?v=TyVrVWVcQlY&t=15s 당신의 빈자리 / 홍영수 냉기를 머금은 침대 하나 하얀 시트 위에 적막함이 누워있다. 깊게 파인 육순의 자국 위에 귀를 기울이니 떠나지 못한 당신의 심장 소리 여전히 들려오는 듯 창문 틈새로, 바람을 안고 들어온 차가운 체온이 침대 위에 눕는다. 온기 없는 온기가 따스하다. 숨소리 잃은 베개를 당겨 안으니 한숨에 실린 베갯잇이 긴 한숨을 짓고 메말랐던 눈물 자국이 촉촉한 눈물을 흘린다. 한 생이 저물기 전의 깊이를 알지 못하고 이제야 당신의 고단했던 삶의 한 자락을 휘감으니 따스한 그림자로 가만히 다가와 타오른 그리움의 내 가슴을 감싸준다. 당신은 알고 있을까. 움푹 들어간 베갯속의 허전함을 아직도 세탁하지 않은 침..

절절한 사랑의 공감체험―팰리스 곤잘레스-토레스

형형색색의 빛으로 불을 밝히는 저녁이다. 하늘을 치솟는 거대한 마천루의 위엄 앞에 짓눌린 사람들, 그들의 영혼은 넝마처럼 찢기고 흩어지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수도, 그 이름의 문명 앞에 맥없이 걷는 사람들의 눈동자는 희망을 잃고 길을 잃은 듯 방황을 하기도 한다. 어느 날 그러한 서울의 중심인 명동 중앙우체국 옆의 빌딩들 사이에 옥외광고판이 눈에 띄었다. 침대나 이불광고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 어떤 문구나 이름이 없다. 새로 출시된 상품이라면 회사의 이름이 그리고 광고의 카피가 있을 텐데 없었다. 침대 사진에는 그 어떤 설명도 없이 베개 두 개가 놓여있고 누군지 모른 두 사람이 함께 누웠다가 방금 일어난 흔적으로 걸려있었다. 이 작품은 다름이 아닌 쿠바 태생의 미국 현대 미술가 ‘팰릭스 곤잘레스-토레스..

당신의 빈자리

냉기를 머금은 침대 하나 하얀 시트 위에 적막함이 누워있다. 깊게 파인 육순의 자국 위에 귀를 기울이니 떠나지 못한 당신의 심장 소리 여전히 들려오는 듯 창문 틈새로, 바람을 안고 들어온 차가운 체온이 침대 위에 눕는다. 온기 없는 온기가 따스하다. 숨소리 잃은 베개를 당겨 안으니 한숨에 실린 베갯잇이 긴 한숨을 짓고 메말랐던 눈물 자국이 촉촉한 눈물을 흘린다. 한 생이 저물기 전의 깊이를 알지 못하고 이제야 당신의 고단했단 삶의 한 자락을 휘감으니 따스한 그림자로 가만히 다가와 타오른 그리움의 내 가슴을 감싸준다. 당신은 알고 있을까. 움푹 들어간 베갯속의 허전함을 아직도 세탁하지 않은 침대보에 스며든 고단한 숨소리를 곁에 없어 더 사랑하게 되는 이 절절한 모순 앞에 나의 심장에서 잊혀가는 것에 대한 ..

나의 시 202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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