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 2

누군가의 세상 속에서 ‘나’를 발견하자

우리는 사물을 인식할 때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과 판단으로 분별하고 가치를 지향한다. 특히 창의력에 목숨을 건 문학, 예술가들에게는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세심한 관찰과 주의 깊은 시선이 필요하다. 그 어떤 예술 분야든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것보다는, 직접 발로 뛰고 손으로 움직이는 현장성과 현실감에서 보고 느낄 때 시와 음악이 흐르고 그림이 보인다. 온통 세속적인 욕망과 욕심으로 가득 찬 이기적 사고에는 좋은 작품이 뿌리내릴 수 없다. 건설 현장 막일꾼의 옷에 적신 땀과 하얗게 맺힌 작업복의 소금기 배인 몸과 옷에서는 시와 서사가 흐르지만, 직접 부딪치지 않고 오직 지시만 하면서 작업의 성과만을 위해 욕심과 욕망으로 업적을 이루려는 그러한 사람에게는 결코 시도 서사도 없다. 서사와 시를 만나려..

내 귀는 밭의 귀 자연의 소리를 듣는다.

자연은 참 오묘함과 심오함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특히, 무심코 눈동자에 맺히거나 문득 고개 들었을 때 우연히 다가오는 풍경이 그러하다. 휴가를 맞아 땅끝 고향에 갔다. 낫과 삽을 가지고 밭에 나가 참깨도 수확하고 잡풀을 베는데 햇볕이 너무 따가웠다. 잠시 그늘에 쉬는데, 여러 마리의 곤충이 팔다리를 오르내리며 울기도 하고 뒤편 숲에서는 온갖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렸다. 대자연의 가장 원초적인 음악으로 들려오고, 상상의 생각들이 뭉텡이로 다가오니 달콤하고 풍부한 휴식일 뿐이다. 너무 더운 날씨에 또, 다시 삽질, 낫질을 멈추고 밭두렁 나무 그늘에 앉았는데 힘찬 날갯짓의 노랑나비 한 쌍이 눈에 들어왔다. 나비 때문이었을까? 장자의 ‘호접몽胡蝶夢’이 아닌, 예전에 봤던 이라는 영화가 뇌리를 스쳤다. 그리고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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