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는 대부분 동네 한가운데 아님, 다른 한편에 정자나무가 있다. 수령이 오래되어 수피는 울퉁불퉁하고, 올곧지도 못하고 수 없는 세월의 풍파에 가지가 꺾여 있기도 하다. 언뜻 보면 그 정자나무를 베어서 목가구나 집 짓는 대들보로 쓰기에는 부적절하다. 그렇지만, 한여름에는 동네 사람에게 그늘을 제공하고 아이들에겐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인간의 눈으로 보았을 때 유용有用하지 못할지라도 그 유용하지 못함 속 무용無用함으로 그늘과 놀이터가 되는 것에서 장자의 무용지용無用之用의 뜻을 새길 수 있다. 그렇다면 ‘쓸모 있음(有用)’과 ‘쓸모없음(無用)’의 판단 기준이 있을까? 세상을 살아가면서 쓸모 있게 사는가, 쓸모없게 사는가에 대한 차이는 무엇일까? 장자는 이러한 물음에 『莊子』 「人間世」편에서‘상수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