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딸(당시 3살)은 짝짝이 신발만 신었다. 짝짝이 신발이 아니면 동갑내기 언니 신발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신겨달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신겨 다녔다. 어느 날 동네 슈퍼를 가는데 짝짝이 신발의 딸을 보더니, 중년의 남성분이 “지금은 신발이 그렇게 나와요?”라고 물었다. 어쩌다 만취한 상태에서 친구의 신발과 바꿔 신을 수 있는 세대, 중년의 삶에서는 보지도 못하고 있을 수 없는 현실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틀에 갇히고 굳어져 중층적으로 두꺼워진 사고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그때 당시의 기억이 머릿속을 스칠 때가 있다. 변화 없는 일상을 탈출하고 싶을 때, 뭔지 모르게 누름돌에 억눌린 듯한 감정을 느낄 때 특히 그렇다. 얼마나 독특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