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씩 다리를 절룩이며 하늘로 이어지는 빛의 다리를 놓고 있다 내 입김을 불어 넣은 그림자 가느다란 숨소리 따뜻하다 모든 것을 내어 준다는 건 또 하나의 빛이 아닐까 너풀거리며 길 한가운데서 춤추는 당신 춤사위 아무 거리낌 없이 나를 실어 본다는 건 행인의 눈초리에 마음의 다리 뚝 끊긴다 아무것도 몰라 부끄러울 것 없는 삶은 없는가 마음이 엇갈리는 길목에서 서성거리던 적은 없는가 하늘로 가는 마지막 다리 끝에 주저앉아 눈꺼풀이 내려 감긴 당신을 만진다, 쓰다듬는다 내 등을 밟혀 당신을 하늘에 올리고 싶다. 시집 「바람의 뼈」, 기픈구지, 2009. ---------------------------- 절간의 山門 앞에 서면 한 발짝 너머가 聖이고 한 발짝 이전은 俗이다. 어쩜 저승과 이승의 경계에도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