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필자의 고향인 땅끝 해남의 시골에 내려가 밭이랑에 심어 놓은 고구마를 캤다. 어렸을 적 그리도 많은 고구마를 캤던 풍경을 반추하며 잠시 밭이랑에 앉았다. 그리고 잠시 후 고구마 줄기를 뽑는데 차례와 질서도 없이 크고 작은 고구마들이 줄기에 매달려 올라왔다. 흙의 깊은 곳에서 수직으로 뽑힌 게 아니라 옆의 옆으로 올라온 수평적 수확물이다. 그리고 허리를 펴니 바라보이는 것이 밭 끝자락 서 있는 큰 소나무였다. 시골은 어느 논이나 밭을 가게 되든 다양한 농작물을 만날 수 있다. 고구마나 감자도 만난다. 고구마나 감자의 球根(구근)을 보면 대단한 생각이 든다. 구근을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다양체와 접속하고 관계를 맺으면서 영양분을 찾아 촉수를 더듬어 고구마, 감자 등을 맺게 한다. 여기서 들뢰즈와 가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