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시골에 살면서 주의 깊게 봤던‘돌담’을 다시 생각한다. 어떠한 비바람과 태풍이 몰아쳐도 태연한 척 늘 제자리에 있었다. 당시 돌담을 쌓으신 아버지는 돌을 이리저리 굴려보고 들어 올려 보기도 하면서 서로가 맞지 않으면 다시 이쪽저쪽을 바꿔가면서 쌓으셨다. 그렇게 하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지금까지 돌담이 돌담으로 서 있는 것은 바로 돌을 돌 자체로 볼 수 있는 안목과 특별함을 지닌 돌들의 개성 자체를 돌담 쌓는 아버지가 인정했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장소의 돌들이 담을 위해 한 곳에서 모여있다. 돌의 각진 쪽은 비슷한 각으로 맞추고, 둥글납작 한 것은 그 둥긂을 안을 수 있는 깊게 파인 곳과 맞물리고, 뾰쪽한 곳은 넓은 틈새에 끼워 맞춘다. 각자의 위치에서 주어진 몫에 충실하기 위해 둥근 돌은 모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