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1층 로비 띄엄띄엄 환자들 모여 앉았다 박수소리에 섞인 웃음소리 웃는 건지 우는 건지 껑충 키 큰 남자 우스워 죽겠다는 듯 허리를 꺾었다 편다 노란 꽃 달린 머리띠를 하고 목에는 청진기를 걸고 뱅글뱅글 눈알이 그려진 안경을 쓰고 완강히 닫힌 문처럼 결코 속내를 드러내지 않을 소리만 요란한 얼굴들 몇 차례 시키는 대로 따라 웃더니 움찔, 굳은 표정이 풀린다 억지로 웃었던 웃음인데 서서히 허물처럼 벗겨진 가면 웃음은 가면으로부터 얼굴을 꺼내는 일 웃음의 힘은 무섭다 치매는 앓는 아버지, 요양에 두고 급히 돌아 선 등으로 억지웃음을 시키며 웃음을 삼킨 웃음 치료사 오늘도 가면을 쓰고 산다. 시집 , 현대시학, 2016 --------------------------- 문학회 기행에서 하회마을에 갔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