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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잠을 위해 벗어 놓은
새색시 치맛자락 같은 고운 해안가
안으로 굽은 선창가에서
비릿한 해풍을 담은 고무대야의 간재미가
벙긋벙긋하며 사자봉을 삼키고 있다.
오가는 여객선 뱃고동 소리에
잠든 전복이 깨어나 다시마로 입맛을 다시고
갈매기의 파닥거린 날갯짓에
깜짝 놀라 튀어 오른 물고기들의 시선들이
바닷가 솔방울의 짭조름한 눈짓과 마주할 때
뻘낙지는 수족관 유리 벽에 붙어
나그네의 발걸음을 빨아들인다.
동무 삼은 시린 파도의 속삭임과
바닷가 서어나무 고목에 옹이진 세월로
반도의 끝자락에 자리한 갈두리(葛頭里)*
까치놀 한 모금 머금고
진한 보랏빛 칡꽃 향에
함뿍 젖은
칡 머리.
*갈두리(葛頭里): 땅끝 마을의 지명. 일명, 칡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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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수
시인. 문학평론가
제7회 보령해변시인학교 금상 수상
제7회 매일신문 시니어 문학상 수상
제3회 코스미안상 대상(칼럼)
제1회 황토현 문학상 수상
제5회 순암 안정복 문학상 수상
제6회 아산문학상 금상 수상
시집 『흔적의 꽃』, 시산맥사, 2017.
이메일 jisrak@hanmail.net
2021년 땅끝마을 선착장/ 사진 홍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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