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몽돌 / 홍영수

홍영수 시인(jisrak) 2022. 10. 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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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에 걸린 은빛 파도로
돌무늬에 시간의 눈금을 새기면서
얼마나 구도의 길을 걸었기에
손금 지워진 어부처럼
지문마저 지워져 반질거릴까.
 
낮게 임하는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으면
깻돌, 콩돌, 몽돌이 되어
알몸 맨살 버무리며
철썩이는 파도의 물무늬로 미끈거릴까.
 
평생 누워 참선하면서
바닷소리 공양에 귀 기울이며
얼마나 잘 익은 득음을 했기에
수평선 너머 태풍을 누군가에게 전해줄 수 있을까.
 
무한 고통의 탯줄을 끊은
저 작은 생명력, 그 앞에선
파도마저 차마 소리 죽여 왔다 간다.
 
살아간다는 것은
잘 마모되어 간다는 것.
얼마나 더 마모되어야
내 안에 몽돌 하나 키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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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수

시인. 문학평론가

7회 보령해변시인학교 금상 수상

7회 매일신문 시니어 문학상 수상

3회 코스미안상 대상

1회 황토현 문학상 수상

5회 순암 안정복 문학상 수상

6회 아산문학상 금상 수상

시집 흔적의 꽃, 시산맥사, 2017.

이메일 jisrak@hanmail.net

 

보길도 예송리 몽돌

 

 

[울산광역매일] 몽돌

햇살에 걸린 은빛 파도로돌무늬에 시간의 눈금을 새기면서얼마나 구도의 길을 걸었기에손금 지워진 어부처럼지문마저 지워져 반질거릴까. 낮게 임하는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으면깻돌, 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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