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2

망각, 잠시 의식의 문과 창을 닫자

망각? 기억은 좋고 망각은 나쁜 것인가?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과 일들에 부딪힐 때 좋은 일들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싶다. 그리고 나쁘고, 차마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건들에 대해서는 잊고 싶다. 그러나 모든 걸 다 기억한다면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이러한 측면에서 망각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망각’이라는 단어는 고마운 존재가 아닐까 한다. ‘비움’은 장자 철학의 핵심 키워드다. 여기서 ‘비움’은 부정적인 마음을 해체하는 것이다. 대상에 대해 분별과 편견을 버리고 수용하는 것, 그게 장자가 말한 심재心齋와 좌망座忘이다. 나를 비우고 나를 잊은 마음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의 이치를 터득할 수 있기에 세상이 왜곡되어 보이지 않는다. 반면에 꽉 찬 마음을 비우지 않고 주관적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것은 제멋대..

마음의 무게/임내영

몸이 아프면 솔직해진다 뭐가 그리 급한지 욕심이 생겨 악다구니로 버텼는가 싶다가도 하나둘씩 내려놓기 시작해 나중에 전부 포기하게 되고 그 다음에 마음이 가벼워진다 죽지 못해 모든 걸 내려놓기보다는 하나씩 내려놓는 연습을 하면 아플 때 무게가 줄어들겠지 걱정 한 줌 꽃씨처럼 날려 버린다 시집 -------------------------------- 千尺絲綸直下垂 천척 사륜직 하수 一波纔動萬波隨 일파 재동 만파수 夜靜水寒魚不食 야정수 한어 불식 滿船空載月明歸 만선 공재 월명 귀 천 길 물 밑에 낚시 줄을 곧게 드리우니 한 물결이 일렁이자 만 물결이 따라 이네. 밤은 고요하고 물은 차가워 물고기는 물지 않고 빈 배에 달빛 가득 싣고 돌아오네. -冶父道川 禪師- --------------------------..

나의 시 평론 2022.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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