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물가에 늦은 수련 한 송이 그 옆 빈 배 누굴 기다리고 있을까. _박수호 시인 晩秋의 계절, 滿山紅葉에 두리번거리는 낭만객의 시선이 아닌 제목이 말해주듯 얼혼이 흔들리는 현실을 초탈한 시선으로 오감의 솜털을 세워 시인은 물끄러미 강가를 바라보고 있다. 강가에는 7~8월에 피어 이미 시들었을, 그렇지만 무슨 연유로 수련 한 송이는 가을 찬 이슬 감겨든 자세로 피어있을까. 꽃말처럼 ‘당신의 사랑은 알 수 없습니다.’의 뜻을 새기고 있는 것일까. 늦가을 차가운 서리에 꽃잎을 여는 수련 한 송이에서 가슴에 고요의 울림으로 다가선 물음표를 매단 시인의 視. 다소 禪적이고 하이쿠 같은 시다. 소멸의 계절, 늦가을의 스산함과 누굴 위해서가 아닌 무념무상의 자태로 강가에 홀로 핀 수련, 또한 그 곁에는 詩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