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치매로 정신이 없어도 아들이 들어오지 않으면 여-전-히 밤을 지키며 아들을 기다리는 울 엄마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기억력이 쇠퇴해지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뚜렷했던 기억이 점점 희미해져 간다. 더구나 생각이 날 듯 말 듯한 지난 일들은 기억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좋지 않은 감정의 강렬한 흔적이나 뇌 속에 간직하고 싶지 않은 사건들은 평생 지워지지 않고 기억 속에 남는다. 그래서 망각의 기술이 필요하다. 지난 일의 개인적 경험이나 특히 부정적인 경험이 머릿속에 남겨져 있는 이러한 기억의 흔적을 생리학에서는 엔그램(engram)이라 한다. 한 마디로 ‘기억의 세포’, 또는 ‘기억의 흔적’이다. 시인의 어머니는 흔히 우리가 일컫는 노인성 질환의 대표 격인‘치매’증상이 있으시다. 치매의 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