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문학 칼럼

세월을 아껴 쓰자

홍영수 시인(jisrak) 2024. 7. 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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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 age , 노년에 접어든 나이를 말한다.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돌봄이 필요하듯 노년의 삶도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다른 점은 어린이들은 관심과 사랑의 대상이지만 노인에게는 경원시하는 경우가 많다. 방송을 보면 독거노인의 삶과 또는 홀로됨에서 오는 고독감 등에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경우가 많다. 선택받지 못한 삶은 외롭고 슬프다. 유교에는 를 중시하고 그리스도의 십계명에도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얘기하고 있음을 상기해 본다.

 

특히, 지금은 의학의 발달과 더불어 각자 자신의 건강관리 등으로 인해 수명이 연장되었다. 그러한 결과 세계 각국과 특히 우리나라 노년의 인구는 과히 폭발적으로 늘어난 추세인 데 반해 출생률은 그야말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racism(인종차별주의)”, “sexism(성차별주의)”와 같이 “ageism(노인차별주의) 라는 말까지 나오는데 북미에서는 이미 나타난 현상이라고 한다.

 

삽 십 대 젊은 시절 가끔 탑골공원(파고다 공원)을 가끔 들렀다. 지금처럼 당시에도 나이 드신 분들이 탑골공원 여기저기에 웅성웅성 모여 나름대로 살아온 인생살이의 이야기들에 대해 연설했고 때론, 청중과 맞장토론도 했었다. 들어보면, 한때 잘 나갔는데 지금은 어떻고, 사업의 성공과 실패담, 군대 생활 등등을 현장에서 직접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나이 듦에서 들려주는 얘기 속에는 층층이 쌓인 체험적이고 사실적인 경험담 등을 진솔하게 듣기 위해 갔었다. 그러한 얘기를 경청했던 당시 노인분들을 제외하고 필자 나이 또래는 거의 볼 수 없었다. 이때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영국의 Hyde Park에는 Speakers’ Corner가 있다고 한다. 젊은 시절 공부할 때 들었는데 이곳은 자유스럽게 자기의 얘기를 할 수 있는 발언대라고 한다. 그때 당시 탑골공원에서 그와 같은 Speakers’ Corner를 발견한 것이다. 그때 파고다 공원은 대부분 노년의 삶들이 모이는 곳이었지만 영국의 그곳에는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세대가 모인다고 한다. 탑골공원 주변은 지금도 소일거리 없는 노인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모여든다. 마치 커다란 노인정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예전처럼 귀에 박히는 연설을 찾을 수도, 들을 수도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며칠 전 살고 있는 근처 중앙공원을 미음완보(微吟緩步) 했다. 그런데 그늘진 곳곳의 벤치에는 무심한 듯, 어찌 보면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들이 눈에 띄었는데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었다.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노인들이 살아온 만큼의 풍부한 경험은 매우 소중한 자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 bench warmer가 되어야 하는가? 그리고 공원에 의연히 서 있는 고목의 느티나무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느티나무 한 그루가 메타포로 다가왔다. 부르트고, 각지고 옹이 진 수피(樹皮)에서 삶의 자취만큼의 나이테를 떠올리는 사이 노인들의 형상이 눈에 어른거렸다. 퇴직하는 순간 경제력을 상실하며 설 자리가 좁아지니 bench warmer 된 노인들 말이다.

 

사회적 관심과 특히 예전의 나이 기준이 아닌 현재의 기준으로 사회적인 관심과 활동할 수 있는 공간 제공, 특히 현실적인 프로그램이 필요로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지자체마다 나름 잘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삶을 바라보는 눈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생각의 프레임에 따라 내가 보는 세상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하기에 나이 듦에서 바라보는 불변의 사고방식과 고정적인 시선을 탈바꿈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 노년의 삶을 맞이하게 되면 자신의 인생에 의미를 주었던 모든 것들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만, 바젤 대학의 폴트만 교수의 말처럼 인간은 그 마음 밑바탕에서 자기만의 삶의 의미를 탐구하고, 그 의미에 따라서 자신을 완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라 했듯이 노년의 삶은 자신의 의미를 발견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장자(莊子)지북유(知北遊)’ 편에 실려 있는 인생여백구과극(人生如白駒過隙)” , “흰 망아지가 문틈으로 지나가는 것처럼, 세월이 쏜살같이 빠르게 지나간다.” 라는 뜻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욱 가슴으로 느끼는 게 바로 이와 같지 않을까. 세월을 아껴 써야 할 이유이다.

 

어느 신문의 기사에서 보았다. 미국 코넬대의 칼 필레머 교수가 인류 유산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삶에 대한 지혜와 조언을 구하기 위해 65세 이상의 노인 총 1,500명을 인터뷰하여 설문조사를 했는데 질문의 내용은 이것입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입니까?’

 

‘걱정하지 말고 살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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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수

시인. 문학평론가

7회 보령해변시인학교 금상 수상

7회 매일신문 시니어 문학상 수상

3회 코스미안상 대상(칼럼)

1회 황토현 문학상 수상

5회 순암 안정복 문학상 수상

6회 아산문학상 금상 수상

6회 최충 문학상 수상

시집 흔적의 꽃, 시산맥사, 2017.

이메일 jisr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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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골(파고다) 공원 주변의 모습' 퍼온 이미지.

 

https://www.cosmiannews.com/news/292095

 

[홍영수 칼럼] 세월을 아껴 쓰자 - 코스미안뉴스

golden age 즉, 노년에 접어든 나이를 말한다.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돌봄이 필요하듯 노년의 삶도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다른 점은 어린이들은 관심과 사랑의 대상이지만 노인에게는 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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