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집 해설

발견을 통한 의미 찾기와 동심을 일깨우는 마음의 눈

홍영수 시인(jisrak) 2022. 11. 5.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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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수(시인, 문학평론가)

 

 

현대문학의 시작으로 보는 육당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소년』 창간지( 1908.11.1) 권두시로 발표된 111일을동시의 날(2008)’로 정했고, 올해로 동시의 날 선포 13주년이 되는 해에 임내영 시인의 동시집요리요리를 읽었다.

 

어른의 관념과 자기 추측이나 회상만이 아닌, 어린이의 감성과 상상력을 북돋아 주고 자연과 동물에 대한 세심한 관찰, 할머니에 대한 동경과 사랑, 그리고 자기 체험적 요소들이 표출된 시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거기엔 다양한 색채의 동심이 채색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좋은 작가는 그가 생각하는 것 이상은 더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임내영 시인이 그렇다.

 

시는 산문과 다르게 연과 행이라는 압축된 형식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장르이다. 임내영의 동시에서는 시의 3요소인 주제, 운율, 심상 등이 아동심리에 맞게 잘 드러나 있으며 또한 다양한 비유와 상징, 시적 진술에 의한 이미지를 통해 어린 동심에 다가서고 있다. 그래서 동시집요리요리는 동심의 성장을 위한 영양제가 되어주는 시집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작품에서 객관적 정서가 아닌, 시인의 주관적 정서로 접근하여 객관화시킨 동물에 대한 동시가 많다는 것은 시인의 저변에 동물 사랑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집 누렁이를 보자. 1연의 “동그란연의“ 눈 끔벅이며/긴 혀로 새끼 얼굴 닦아줘요”, 3연의 “긴연의“ 혀로 내 얼굴 닦아줘요 “, 4연의 송아지부터 젖을 물려요 ““ 등의 시적 진술을 보면 시각과 촉각의 묘사를 통해 누렁소를 마주하고 있는 장면의 이미지를 명료화하고 있다.

 

화자는 힘든 밭갈이를 끝내고 집에 온 누렁이 어미 소가 송아지를 혀로 핥아주며 젖을 주는 모습을 유심히 보고 있다. 소의 상징은 우직함과 성실함이다. 그러나 예로부터 어미 소가 송아지를 핥아주는 지독한 사랑(노우지독老牛舐犢)은 다름 아닌 부모의 자식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뜻한다. 이렇듯 중의적 의미에서 문학의 교시적 기능을 발견하는 동시라 할 수 있다.

그리고신바람 친구에서 보면 시인은 덕구라는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것 같다. 말 그대로 동반자인‘덕구’의 행동 하나하나를 화자가 그림 그리듯 주관적인 진술로 묘사하고 있다. 그 모습이 하나의 풍경이 되어 눈에 선하게 맺힌다.

 

”덕구야!“ 의 반복적 진술은 마치 속삭이듯 하는 정서적 효과를 가져오고, 2연의 양푼 그릇 찌그러지며 쨍그랑//그 소리 따라 뛰어다녀요“의 시청각적 진술을 통해 보다, 깊은 정서로 교감을 하고 있다. 여기서 시적 자아는 학교에서 돌아와 덕구와 만났을 때의 꼬리 빠지도록“ 반기는 모습에서 기분 좋은 힘을 얻는다.

 

냥이야, 불러도

바로 달려오지 않아요.

 

뒤미처 사뿐사뿐 다가와

가만히 쳐다봐요.

 

아는 척

슬쩍 비비고 가는 몸짓

 

감았다 열리는 둥근 눈동자

야릇하게 끌려요.

 

-「고양이」 전문

 

고양이에서 묘사되고 있는 길냥이는 요즘 도시의 아파트 주변이나 주택의 골목 등에서 자주 목격하는 고양이다. 화자가 길냥이와 마주쳤던 시간을 흐름에 따라 연과 행을 세밀하게 진술하고 있다. 눈앞에 고양이가 보이는 것 같다. “바로 달려오지도 않고”, “가만히 쳐다보고하는데도 4연에서 보듯 야릇하게 끌린다고 한다. 왜일까?, “사뿐사뿐”, “슬쩍 비비고등의 몸짓 언어보다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슬며시 뜨는 둥근‘눈동자’에 끌린 것이다. 내다 버려진 관심 밖의 길냥이 눈동자에 맺힌 알 수 없는 그 무엇, 동심으로 바라보는 길냥이의 눈동자엔 버린 자의 냉혹함이 맺혔을 것이다. 사물을 바라보는 어린이에게 올바르고 냉철한 직관력을 길러주는 동시이다.

 

문학의 또 다른 얼굴은 모든 생물이나 사물들과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의 서술한 3편의 공통점은 시각과 촉각의 감각적인 세밀한 묘사를 통해 시의 회화성에 충실한 참신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시인의 어린 시절 체험적 요소가 드러난 작품들을 보자. 초등학교 시절의 짝꿍에 대해서, 시적 화자는 맘에 든 친구와 짝꿍을 하고 싶어 볼 때마다 말을 하고 싶지만 차마 하지 못하고 더듬거린다. 무엇보다 3연에서“내 마음 알아주었으면 좋겠지만//그냥, 챙겨 주고 싶어요라는 부분은 비록 알아주지 못하더라도 챙겨주고 싶다는 짝꿍 상대에 대한 배려심을 담은 내용이다. 이렇듯 동시라면 아동의 체험적 관심과 호응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화자의 경험이 오버랩되어 슬며시 웃음을 짓게 한다.

 

용머리 닮은 바위 앞

누군가 쌓아 놓은

작은 돌탑 위에

 

할머니와 나도 소원 담아

돌 하나씩 올려놓았어요.

 

용바위는 알까요?

우리 속마음

 

-「돌탑」 전문

 

동네 어귀엔 동네의 무사함과 안녕을 기원하고 소원성취를 비는 수호신인 돌탑이나 솟대, 장승 등이 흔히 있다. 체험적 작품인돌탑에서 화자는 그 길을 할머니와 걸으며 함께 소원을 빌고 있다.

 

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문학 작품의 단골 상징이다.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상상의 동물인 용은 극복 대상이기도 하다. ‘을 극복한다는 것은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난 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화자는이라는 상징을 통해 할머니와 함께 소원을 담아 빌며 내면의 깊은 마음을 알아달라고 한다. 물론, 상징엔 명확한 답은 없다. 다만, 함축된 의미나 상징 없는 시는 너무 단조롭고 권태로울 뿐이다. 이렇듯 상징은 문학이 가진 은밀한 특권이기도 하다.

 

할머니는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 곁에 계시면서 사랑을 듬뿍 담아 주시고 심어주시는 분이다. 화자는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함께 시골에서 살았던 것 같다. 왜냐면, 여러 편의 시에서 할머니를 그리며 시상을 활짝 펼치고 있어서이다.

화자는 그 시절을 회상하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시어로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에 동심을 물들여 이미지화시킨다.

 

미나리 원추리 취나물

양념 넣어 조물조물

 

고슬고슬 밥에

나물 넣고

들기름

똑, 똑

쌈장으로 비벼 먹는

할머니 표 비빔밥

 

나물만 먹었는데

힘이 솟는

봄,

봄날

 

-「요리요리」 전문

 

 

표제시요리요리에서 알 수 있듯이 어렸을 적 봄날에 할머니와 함께 나물 요리를 해서 먹었던 기억을 형상화하고 있다. 특히 봄이 되면 여기저기 많은 나물이 추운 겨울을 지나 움트기 시작한다. 그 나물 뜯어 조물조물버무리고 들기름 , 두어 방울 떨어뜨린 할머니 표의 비빔밥. 한 숟갈 듬뿍 담아 입에 넣으면 나른한 봄날에도 힘이 불끈 솟을 것이다. 시에서의 은유는 아름다운 삶을 가꿔주는 언어의 비타민이다. 여기서“할머니 표 비빔밥은 손자 사랑의 강력한 은유이며 비타민이다.

 

쌍가락지 금반지 손으로

금니 반쯤 가리고

호호호,

할머니 웃으며

눈이 호강이야!

 

-「마당은행」 부분

 

시제의 「마당은행」은 행간의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작가 개인의 시어이기도 하다. 시는 대상에 대해 상징화와 의미화를 한다. 금빛 산수유꽃에서 할머니의 금반지와 금니를 발견한다. 산수유꽃이 바로 할머니의 손가락 금반지와 금니를 상징한다. “호호호웃는 할머니의 모습을 화자는 어린이의 웃는 모습으로 재밌게 표현하고 있다. 노란 꽃의 요정들이 활짝 웃으며 춤추는 모습 속에 할머니의 금가락지와 금니도 함께 춤추고 웃는 듯하다.

 

또 다른 작품에서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보자. 시적 성취가 의미 있게 다가오려면 소재의 대상에 대한 인식이 새롭거나 색달라야 한다. 까치놀에 물든 바다, 그 무렵 수평선에 걸린 해의 22, “달걀 노른자위 같은 해”(까치놀) 표현 방식은 대상에 대한 인식이 새롭고, 신선함 역시 동시다운 서술이라 할 수 있다. 노을빛 석양을 바라보는 화자는 눈물이 터지기 전 이미 할머니를 떠올리고 있다. 까치놀과 석양빛의 시각화를 통해 할머니의 이미지를 언어의 그림(word picture) 으로 형상화하면서 동심의 상상력을 확장, 계발시켜 주고 있다.

 

떨어진 은빛 비늘

햇살에 반짝거려요

 

물살은 살아 숨 쉬듯

계속 물거품 만들어요.

 

-「강가에서」 4, 5연

 

5연으로 된강가에서는 어린이가 강가에서 물놀이하며 발을 담그고 노는 모습을 강가 생물들의 몸짓 언어(의태어), 시청각의 감각적 요소로 형상화하고 있다. 각운(~)과 의태어의 반복으로 리듬을 갖게 한다. 특히 4연의 떨어진 은빛 비늘/반짝거려요”와“물살은 살아 숨 쉬듯/계속 물거품 만들어요에서은빛물거품은 강가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동요가 7·53음보 율격(부분적으로 6·5, 8·5조의 변형도 있다)을 띈다고 할 때 이 시를 형식적으로 동요에 맞게 재구성한다면 좋은 동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또 다른 동요적 작품, 봄이 오는 소리의 각 연에서 “쫑쫑,쫑”, “폴폴,폴“, “붕붕,붕”등의 운율적 요소인 시어와 시어 사이의쉼표는 틈새에서맺고/풀고’,‘긴장과 이완의 역할을 하는 또 다른 시어이기도 하다. ‘병아리’, ‘노랑나비’,‘꿀벌 등의 움직임을 세밀히 관찰해서 시적 자아를 자연()의 품으로 안아서 자연과 합일되는 어울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동시이다. 노래를 부르지 않아도 저절로 나지막이 읊조리게 하는 형식이다. 동시의 리듬이나 운율은 감각적 즐거움을 준다. 위의 두 동시는 시의 발상도 좋고, 아동들에게 가까이 다가선 아동을 위한 시(Poetry for children)’로 시와 어린 마음이 함께 어울리는 동시이다.

 

요즘 학교나 아파트 또는 어떤 이유에서든 잘 알려진 골목의 담장들에 벽화를 그려놓은 데가 많다. 화자는 그 벽화에 그려진 매화꽃에 벌 나비가 날아오는 장면을 목격하고 가던 길 멈추어 세밀히 관찰하고 있다. 비록 곤충들이 실제로 앉으려고 하는 행동이 아니더라도 화자의 눈에는 벽화의 꽃에 벌 나비가 앉으려고 하는 순간을 보는 것이다. 어린이는 부정 아닌 긍정의 순수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 2연의 시각적인 장면과 팔랑팔랑”,“찰칵, 찰칵, 의태어와 의성어로 벌 나비의 활발한 움직임을 포착하고, 반복법인 앉으려 해요“ 와 접미사(~) 등을 사용해 시의 리듬감을 주는 것은 시청각적 이미지의 회화적 수법이다. 이렇게 길지 않은 동시에서도 많은 상상력을 갖게 할 수 있고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바로 어린 동심의 세계를 더욱 풍부하게 하고 살찌게 하는 것이다. 벽화라는 소재는 신라시대 황룡사지에 솔거가 그린 벽화 < 노송도>에 날아 앉으려던 새들의 모습에서 힌트를 가져온 것일 수도 있다.

 

화자의 관찰력은술래잡기에서 보다 돋보인다. 등산길에 우연히 만난 다람쥐의 행동, “양쪽 볼 불룩하게 물고”,“가랑잎 사이 굴속으로/쏙 들어갔어요 하며 주의 깊게 살펴본다. 산속 다람쥐의 실제 모습을 보고 있는 듯하다. 이렇듯 수동적으로 보는 것이 아닌 능동적 관찰을 통해 소소한 것에서도 일상적 가치들을 발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다. 그래서 주운 도토리마저 제자리에 갖다 놓는 어린 동심의 순수함으로 돌아간다.

 

또한비 오는 날에서 시적 자아는 빗방울이“나리꽃에 떨어져/미끄럼 타듯 내려가요//연꽃잎에 미끄러져/바이킹 타듯 내려가요의 표현에서 보듯 반복법과 각운(~)으로 시의 운율을 짓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관찰하며 어린이가 놀이기구 타는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렇듯 관찰과 관심은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주의 깊게 들여다볼 때 새로운 것을 재발견하게 된다. 시인은 사물을 관찰할 때 수동적 보기가 아닌 적극적 관찰을 해야 한다는 것을 독자에게 심어주고 싶은 것이다. 또한, 관찰을 통해 세속적인 것에서도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조각구름 모여

꽃구름 되고

꽃구름 흩어져 새털구름

새털구름 모여 뭉게구름

 

-「구름 여행」 2연

 

의인화된 구름은 무심하게 스친 대상을 친숙하게 하면서 구름이“기분이 째질것 같은 세계여행을 한다. 구름의 시간적인 변화와 움직임을달리고, 모이고, 되고 등의 반복적 표현으로 역동적, 시각적 심상의 형상화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2연에서 A AA의 형식을 취하면서 구름의 동적 변화를 배가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변화하지 않는 구름은 없다. 그래서 꽃구름’,‘새털구름’,‘뭉게구름등으로 변하는 것은진정한 나가 없다는 것이다.

 

문학은 자기중심적 사유에서 벗어나게 하는 촉매제이다. 그래서 시인은 연기적 사유를 동심에 심어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작가가 욕심부려 많은 걸 담으려 하지 않고 누더기 같은 옷의 수식어를 입히지 않은 간결하고 참신한 동시다.

 

구름, 구름에서의 쉼표는 여행하는 여행하는 구름을 강조하는 것이고 기분,”에서의 쉼표는 구름의 여행하는 기분이 배가되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이렇듯 작품에서의 쉼표는 단순히 이 아닌 그 이상의 기표적 의미를 갖는다. 전시회 열려라는 작품 또한 세모 네모//동그라미//원뿔 모양에서 시각적 도형 이미지가 상징하듯, 가을의 연꽃과 연잎이 지고 나면 마른 잎과 줄기들이 요리조리 얽히고설키면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한다.

 

화자는 전시회가 열린다고 했지만, 그 너머의 의미를 보는 것이다. 얽히고설킨 풍경들이 중심도 없고, 주변도 없고, 내가 너이고 네가 나인, 중심이 주변이고, 주변이 중심인, 그래서 리좀(Rhizome)의 시학을 얘기하는 것이다. 구름 여행2,조각구름 모여//꽃구름 되고//꽃구름 흩어져 새털구름//새털구름 모여 뭉게구름 같은 의미이다.

 

우리 가족 사진

거실 액자에 살고

 

마당 풍경 창문으로

들어와

 

- 「액자 속에」 1, 2연

 

1, 2연을 보자“우리 가족 사진/거실 액자에 살고//마당 풍경은 창문으로 들어와에서 보듯, 거실 액자 속에 있는 가족사진을 보며 바깥의 마당 풍경을 액자 같은 창문으로 들여와 이웃처럼 산다고 한다. 동심의 세계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상상력이 있다. 자연과의 합일에서 보듯 어린이들의 상상력으로 보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그 상상력에 시적 표현이 더해지면 더욱 실감 나는 동시가 된다. 순수의 자연은 동심이다. 이 동시를 보면서 면앙정 송순의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초가삼간에 들여놓은”,십 년을 경영하여라는 자연 친화적인 시조 한 수가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짧은 시에 나타난 화자의 시심을 읽어보자미술관 가다,꽃 대궐,학교 가는 길,숨바꼭질등은 30자 이내의 짧은 시다. 비록 새롭고 감각적인 시어가 아니어도 일상적인 소재를 포착해 드러나지 않은 이면을 시적으로 형상화한다면 독자가 호응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동시다. 어린이들에게 관심과 흥미를 갖게 하는 것은 익숙한 소재에서 찾는 새로움이 필요하다.

 

이러한 동시가 독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은, 짧은 호흡에서 서정성이 흐르고 또한 재치 위주의 작품이라도 종합적인 사유가 있다면, 좋은 동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의 관심과 이야기 내용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 또한 좋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왜 동시를 써야 하는 질문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동시는 동심이 철철 넘쳐흐르고 감동과 재미를 주는 단순 간결한 동시이면서 어린이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할 것이다. 훈계나 유희적이고 괜한 귀여운 모습을 단순 묘사하는 창작은 독자에게 거리감을 줄 뿐이다.

 

흔히어린이는 나라의 새싹이라고도 하고, 윌리엄 워즈워드는 <무지개>에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다라고 했다. 동심의 소중함과 경건함을 얘기한 것이리라. 눈으로만 보고 느끼는 요즘의 시각형(視覺型) 문화 속에서 새싹이 잘 자라도록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마음의 밭을 잘 가꿔주는 것은 아동작가의 몫이기도 하다. 그 몫의 한 자리에 임내영 시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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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수

시인. 문학평론가

제7회 보령해변시인학교 금상 수상

제7회 매일신문 시니어 문학상 수상

제3회 코스미안상 대상(칼럼)

제1회 황토현 문학상 수상

제5회 순암 안정복 문학상 수상

제6회 아산문학상 금상 수상

시집 『흔적의 꽃』, 시산맥사, 2017.

이메일 jisra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