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거울 앞에서 본 자신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특히 거울 속에 비친 나이 듦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한다. 특히 흰 머리카락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무더위와 태풍이 지나가고 벌써 상달, 10월이다. 이미 가을은 무르익어가고 있다. 아! 가을인가 하면 벌써 겨울이 온다. 이러한 느낌은 나이가 들면서 더욱 그렇다. 이 무렵 항상 떠 오른 시구가 주희의 7언 절구, 권학문이다. 그중 경구와 미구, “연못가에 돋은 풀들이 봄 꿈에서 깨기도 전에, 섬돌 앞 오동나무 잎 벌써 가을 소리로구나(未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 세월의 빠름을 얘기하며 학문을 권한다. 六旬의 나이, 아직도 마음은 나이 듦을 인지하지 못하는 데 이미 머리는 白頭翁이 되어가고 있다. 다시 한번 거울 앞에 서서 유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