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다가서면 너는 보이지 않고 돌아서면 살며시 풍겨오는 향기로운 너 네가 향기가 되고 향기가 내가 되어 알몸 맨살 버무려 실카장 껴안고서 앙가슴 풀어헤치고 통정하듯 스미고 싶은 곳. 뜰을 비질해도 향기는 쓸어내지 못하고 꽃이 없어도 지순한 벌 나비가 찾아드는 티 없는 영혼이 노를 젓고 생각이 헤엄치는 곳. 아! 금사리에는 해종일 향기의 파도가 일렁이고 취한 여향헌 조각배는 윤슬에 사운거리며 한 잔의 향을 마시고 싶은 뒷산 봉우리가 뜰앞 선착장을 바라보며 타는 갈증 달래는 곳. 적요가 적요롭게 드러누운 뜰의 허리춤에서 시향의 언어가 향불로 피어오를 때 보이지 않는 너의 숨결은 상처의 영혼을 감싸고 소리 없는 속삭임은 멍든 심신을 어루만진다. 아! 금모래의 꽃 향으로 허공에 피어올라 혼의 불빛으로 흩날리..